"6월 공식 출마선언" 사실상 7개월 당 대표에 도전… 홍영표·우원식·김부겸과 4파전 예상
  • ▲ 이낙연 전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민주당 당헌은 대선 경선에 나설 후보는 대선 1년 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해 이 전 총리는 '7개월짜리 당 대표'에 도전하는 셈이다.

    당권 장악을 통해 대선 후보 지위를 굳혔던 문재인 대통령의 전철을 밟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5~16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당 대표를 맡으면서 당내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6월 중순 출마선언…李, 文과 함께한 시간 많아"

    앞서 복수의 언론에서는 이 전 총리가 당 대표 출마선언을 이르면 31일, 늦어도 다음달 초에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 측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쯤 당대표선거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총리의 출마선언 시기와 관련해 "6월 중순쯤으로 예상한다"며 "내주 초에 출마선언을 한다는 보도가 많은데, 그렇게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주는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주이기도 하고, (이 전 총리가) 몇몇 의원을 만나 의견을 묻고 있긴 하지만, 시민사회의 의견도 폭넓게 듣는 시간도 필요하다"며 "그렇기에 출마선언은 6월 초보다 중순에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서울 종로가 지역구인) 문 대통령 내외가 표로 나를 찍었다"고 말해 친문진영의 표심을 노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그 한마디로 문심(文心) 저격이 되겠느냐"면서도 "실제로 문 대통령 내외가 이 전 총리를 (총선에서) 찍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발언이 이 전 총리가 (문 대통령이) 나를 당권주자로 낙점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 농담처럼 던진 말일 것"이라며 "이 전 총리가 총리 시절 문재인 정부를 책임지는 위치였고, 문 대통령과 함께한 시간도 많았다. 그 한마디로 문심을 빼앗아오려고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與 전대, 이낙연·홍영표·우원식·김부겸 '4파전' 될 듯

    당내에서는 이 전 총리가 7개월짜리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에 부정적 기류도 존재한다. 다음 대통령선거가 2022년 3월9일인 데다 민주당 당헌 제25조에는 당내 대선 경선에 나설 후보는 선거일 1년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가 당 대표에 선출되면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내년 3월 중도사퇴해야 한다. '친문 핵심'이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홍영표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이 위원장의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의 7개월짜리 당 대표 출마에 긍정적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후) 앞으로 7개월은 우리 대한민국 운명의 7년을 좌우할 수 있다"면서 "이 전 총리가 (임기 등을 이유로) 당 대표 출마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대표에 선출될 경우, 177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며 정치적 리더십을 증명하고 친문세력의 지지를 얻을 기회가 주어진다. 이 전 총리가 당권을 장악한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다는 셈법이다.

    이 전 총리의 정치인생을 좌우할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29일 치러진다. 이 전 총리와 홍 의원 외에 우원식 의원과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도 당 대표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표선거는 4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