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기소 130일 만인 8일 첫 공판 출석… 같은 날 '구속기간 만료' 앞둔 정경심 추가구속 여부 결정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오는 8일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법정에 출석한다. 지난해 12월31일 기소된 후 130일 만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가 우선적으로 다뤄진다.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을 비롯해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수수 관련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총 11개의 혐의를 받는데, 재판부가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부터 심리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17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의 중대 비위를 확인하고도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檢 "조국, 박형철 '유재수 수사 불가피' 보고서 받고도 묵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오전 10시 조 전 장관 등의 1회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조 전 장관은 앞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은 법정에 나와야 한다. 공판기일은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과 함께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역시 출석한다.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중대 비위 혐의를 확인했음에도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시키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감찰 무마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앞서 공소장에 "박형철 전 비서관이 감찰 무마를 막기 위해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가 상당한 수준이라 수사 의뢰 등 후속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이런 보고를 받고도 감찰 중단을 지시했고, 해당 지시가 박 전 비서관을 거쳐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에게 순차 하달됐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감찰 무마 의혹의 핵심 쟁점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에 고위공직자 비위 조사에 대한 재량권이 있었는지 여부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통상적인 기준과 절차를 벗어났는지 여부 ▲실제로 특별감찰반의 감찰권 방해에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조 전 장관 측은 "민정수석으로서 결정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조 전 장관 '감찰 중단 지시' 권한 여부 핵심 쟁점

    검찰은 이날 첫 증인으로 채택한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을 상대로 당시 감찰 중단 경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전 반장으로부터 '조 전 장관이 적극적으로 감찰 무마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얻어낼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당시 청와대 감찰 지휘 라인에 있던 이 전 반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과 함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설 박형철 전 비서관 측 변론도 변수다. 앞서 지난 3월20일 열린 감찰 무마 의혹 등 관련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비서관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마찬가지로 관련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조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감찰 중단이 이뤄졌으므로 자신은 직권남용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 영장 추가 발부 여부도 같은 날(8일) 오후 3시 결정된다. 지난해 11월11일 기소된 정 교수의 구속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로, 이날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으면 정 교수는 10일 자정을 지나 석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