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추행 의혹 터지자 강하게 부인…6개월 뒤 "사죄한다" 사실 인정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며 23일 전격 사퇴했다. 이런 가운데 오 시장이 지난해 자신의 성추행 의혹 제기에 "소도 웃을 일" "10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 이것이 해서는 안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히며 사퇴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잘못을 안고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자책했다.
  • 오거돈 부산시장이 2018년에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에서 양 옆에 여자 직원들을 앉혔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 오거돈 부산시장이 2018년에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에서 양 옆에 여자 직원들을 앉혔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오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해에도 제기됐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소도 웃을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10억원이든 100억원이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가짜뉴스는 척결해야 할 사회악으로, 소도 웃을 가짜뉴스에 대해 형사상 고발부터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23일 사퇴하면서 6개월여 만에 성추행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부산 정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 언론사가 오 시장과 피해자 사이의 피해확약서를 확보했으며 이 언론사가 이를 보도하기 직전 오 시장이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사퇴하면서 부산시장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는 매년 4월 첫째 주 수요일에 진행된다. 이에 따라 부산시장보궐선거는 2021년 4월7일 진행된다. 

    오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당내 경쟁자였던 김영춘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됐다. 이어 본선에서 서병수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후보를 18.07% 차이로 따돌리고 부산시장 도전 4번 만에 첫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오 시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인 조모 씨에게 6학기 연속 장학금을 지급하며 논란이 된 A교수를 부산의료원장에 임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2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공직에서 일하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앞서 유 전 부시장은 기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수수하며 편의를 봐준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