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향해 "귀태의 후손"… "대한의사협회는 '정치단체'" 주장
  • ▲ 더불어민주당 전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 홍 의원은 25일
    ▲ 더불어민주당 전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 홍 의원은 25일 "대구경북 최대 봉쇄조치 시행"이란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하루만에 당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이 26일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같은 의사를 표하며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정청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대구·경북·청도 지역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 봉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기자들이 '봉쇄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냐'고 묻자, 홍익표 의원인은 봉쇄 방법에 대해서는 "최대한 이동이나 이런 부분에서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

    홍익표, "대구경북 '봉쇄'하겠다" 발언 논란… 하루만에 대변인 사퇴

    이 발언이 알려지자 대구경북 지역에서 반발이 거세졌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왜 이런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며 김 의원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것을 접하는 대구·경북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홍익표 의원은 이날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봉쇄 발언은 오해가 있었다. 송구하다"며 해명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마지막까지 조금 더 차단과 격리를 최대한으로 실시하는 정책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일반 분들께서 이해하는 봉쇄정책과의 용어와 차이가 있는 것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귀를 의심해… 기본적 인식에 문제 있어"

    26일 미래통합당은 홍익표 의원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만희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뒤늦게 실수였다, 다른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을 상대로 있을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이는 기본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비판했다. 이창수 대변인은 "(봉쇄 발언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언도 아닌 분명 확언이었다"며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하라는 요구에도 요지부동이었던 정부가 긴급대책이라며 내놓은 것이 우리의 대구경북을 봉쇄하는 것이라니 민심이 끓는 건 당연했다"고 비난했다. 이창수 대변인은 이어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장 대변인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26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어제 고위당정협의회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많은 심려를 끼쳤다. 방역 전문용어상 '감염 차단'을 의미하는 말이었지만 용어 선택이 매우 부주의했다"며 "일상이 위협받는 두려움 속에 계신 시·도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참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26일 오후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퇴의사를 전했다. 홍 의원은 사퇴의 변에서 "단어 하나도 세심하게 살펴야 함에도, 대구·경북의 주민들께 상처를 드리고 국민의 불안감도 덜어드리지 못했다"며 "이에 사과드리며, 책임을 지고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홍익표 논란 한두번 아냐... 귀태 발언·임미리 고발 주도에 "대한의사협회는 정치단체" 

    홍익표 의원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란 제목의 칼럼이 게재된 것과 관련해 임미리 교수 고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고발 후 닷새만에 이를 철회했지만, 당내에서는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에 흠이 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홍 의원은 19대 국회 때던 지난 2013년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의 후손''이라고 했다가 대변인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20대 연령층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두고 "'전 정권의 반공 교육 때문에 20대가 보수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20대 폄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홍 의원은 최근 대한의사협회를 '정치적 단체가 돼 있다'고 비난했던 인물이다. 홍 의원은 지난달 2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촉구하는 대한의사협회를 두고 "어떤 의학적 판단을 떠나 정치적인 판단을 의협, 특히 지도부가 하신 게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의협이 매우 정치적 단체가 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