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강원 충남, 수억원씩 들여 중국에 마스크 상납… "어떤 이유인지 납득 안 돼"
  • ▲ 우한폐렴(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마스크 자체를 팔지 않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는 종류를 가리지 품절되는 등 ‘마스크 품귀현상’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용산구의 한 약국. ⓒ박찬제 기자
    ▲ 우한폐렴(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마스크 자체를 팔지 않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는 종류를 가리지 품절되는 등 ‘마스크 품귀현상’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용산구의 한 약국. ⓒ박찬제 기자
    우한폐렴(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각 매장에서 마스크를 팔지 않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품절되는 등 '마스크 품귀현상'은 온·오프라인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월 한 달간 "국민이 마스크 구매를 구매함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실제로 약국이나 편의점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와중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하려는 계획이 드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마스크, 편의점·약국에서도 찾기 힘들어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한폐렴 사태 이후 마스크 품목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팔려나간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입자 차단 성능을 인정받은 KF80, KF94 마스크는 온라인에서 소매가격(2000~3000원)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데도 품절 사태다.

    편의점이나 약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마스크를 일주일째 착용했다는 편의점 점주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의 편의점 점주 A씨는 "지금 낀 마스크가 KF94 마스크인데, 이 물건은 발주해도 발주한 만큼 물건이 오지 않는다"며 "지금 낀 마스크도 일주일째 착용했다"고 말했다.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약사도 "손 소독제는 조금 들어와도 마스크는 전혀 안 들어온다"며 "정부에서 마스크 찍어낸다더니 그 많은 마스크가 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B약사의 말대로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보건용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한 이후 평일 기준 매일 1000만 개 이상 생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21일에는 '마스크 등 시장교란행위 방지 추진상황 관계부처 점검회의'를 열고 약국 및 마트에서의 마스크 구매 가능 비율이 80%를 넘었다고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말과 달리 편의점과 약국 등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자체, 앞다퉈 중국에 마스크 상납

    이런 마스크 품귀현상에는 지자체의 영향이 있었다.

    25일 전국광역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27일 외교부 주관으로 중국에 지원 물품을 발송한다. 지원 물품에는 의료용 장갑은 물론 국내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마스크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청남도는 구이저우(贵州)·랴오닝(遼寧)·쓰촨(四川)·윈난(雲南)·광둥(廣東)·헤이룽장(黑龍江)성 등 13개 성에 13만 개의 마스크를 보낸다. 소모된 예산은 1억3000만원이다. 온·오프라인에서 최소 2000~3000원에 판매되는 마스크를 1장당 1000원에 구매했다.

    강원도는 중국 지린(吉林)성 등에 30만 장의 마스크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부산시도 마스크 등 의료물품 지원을 위한 예산 4억원과 3억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의료계와 야권에서는 정부를 향해 중국으로의 마스크 반출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우리 국민은 6500원을 주고도 마스크 한 장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어떤 이유로 중국 측의 물품 확보까지 도와주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지금 이 시각에도 동네 어느 매장 또는 쇼핑몰 어디에 마스크가 몇 개 입고됐다는 소식을 SNS로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공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 국민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닮으면 좋겠다"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상당량이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다"며 "이것을 막아 국민과 의료진에게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원활히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