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집에 위장 취업하는 '민사라 칸나' 내용과 '기생충' 흡사"
  • ▲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와 한국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넥스트 샤크 홈페이지 캡처
    ▲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와 한국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넥스트 샤크 홈페이지 캡처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한국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MinsaraKanna)'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현지에서 제기됐다.

    인도 등 아시아 소식을 주로 다루는 넥스트 샤크(Next Shark)는 현지시각으로 17일 "'민사라 칸나'를 제작한 인도의 영화 제작자 PL 테나판(PL Thenappan)이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제작진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그는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를 표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나판은 "'기생충'을 보고 '민사라 칸나'의 핵심을 훔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구성적 측면에서 두 영화의 플롯이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제 변호사들과 표절 문제를 준비 중인 테나판은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정도 관련 소장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라비쿠마르(KS Ravikumar) 감독은 "'민사라 칸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기생충'을 보지는 못했다"며 "소송 여부는 제작자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1999년 개봉한 '민사라 칸나'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부유한 가정에 경호원으로 들어가는 한 남성(카난)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나중에 카난의 남동생과 누나도 각각 집사와 요리사로 고용되면서 자신들의 신분을 숨긴 채 기막힌 동거를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얼핏보면 주인공 기우가 한 부잣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 것을 기화로 여동생과 부모까지 줄줄이 미술교사·운전사·가정부 등으로 위장 취업한다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민사라 칸나'는 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 그 집에 들어가 산다는 단순한 내용인 반면, '기생충'은 부잣집에 기생하게 된 '기우 가정'을 통해 빈부 격차나 계급 갈등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영화라 할 수 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극 중 기우가 박사장 네 가정에 과외교사로 침투(?)하는 내용을 자신의 경험에서 따왔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대학 시절 국어를 먼저 가르치고 있던 여자친구(지금의 아내) 소개로 중학생 수학 과외를 한 적이 있다"며 "그 학생에게 자기가 아는 또 다른 미술 교사를 소개해주려 했지만 두 달 만에 잘리는 바람에 영화처럼 침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학생이 집에 있는 개인 사우나를 보여줬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래서 과외 하러 갈 때마다 친구들을 집에 침입시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 ▲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스플래시닷컴
    ▲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스플래시닷컴
    [사진 제공 = TOPIC/SplashNews (www.splashnews.com 스플래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