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역구 전격 발표…“우파통합 논의하는 유승민 지역구, 대구 동구을엔 안 나가”
  •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4·15총선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15일 공식 발표했다. “중진 의원들은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해달라”는 당의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특강에서 “앞서 대구 동구을과 밀양-의령-함안-창녕지역구 두 곳을 두고 고려했지만, 유승민 의원과 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동구을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밀양-의령-함안-창녕은 홍 전 대표의 고향이다. 지난해 11월 엄용수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법선거자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의원직을 상실, 현재 무주공산이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출마의 명분으로 ‘대표 정치인 부재’ ‘경남의 위기’를 내세웠다. “이 지역에 축이 되는 사람이 없다. 경남지역 전체를 끌고갈 정치인이 없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2022년 대선을 바라보고 경남지역이 (보수우파로) 뭉칠 수 있도록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경남이 특히 위기일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2022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PK지역을 60% 이상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부산·울산·경남의 기초단체장 65%를 민주당이 차지하는 등 스윙보트(Swing Vote·흔들리는 표심) 지역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남 양산 2곳은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16개 선거구 중 김해 2곳, 창원시 성산·진해, 거제 등 7~9개 지역에서 자칫하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당 지도부가 홍 전 대표가 그린 총선계획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중진 험지 출마’라는 당의 요구를 홍 전 대표가 최종적으로 거절한 셈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한국당이 홍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당은 그동안 “중진 의원들은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중진 의원’이라고 포괄했지만, 홍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인사를 향한 요구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화답해 지난해 11월 “대구 불출마,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