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發 인적쇄신 요구에 내부 동요 확산… 金 "대구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로"
  •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DB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DB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을 향한 ‘용퇴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불거지면서 ‘우선 대상’으로 지목받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전 대표가 같은 날 각각 정반대의 견해를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을 위해 서울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고, 홍 전 대표는 “나를 두고 시비 말라”며 험지 출마론을 일축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9일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대구 수성갑(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상고-영남대를 졸업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일찌감치 지역구 관리에 들어갔다. 지난 12일만 해도 대구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대구에 출마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할 정도였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이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당내 인적쇄신 요구에 화답해 험지 출마로 선회한 것이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황교안 당대표 등 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도 대구·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디서 무엇을 하건 이를 위해 힘쓰겠다. 또 이를 통해 힘을 얻어가겠다”면서도 “한국당과 보수정치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보아 이해하고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나는 박근혜 탄핵정국 책임질 이유 없다”  

    이와 반대로 홍 전 대표는 ‘험지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8월1일 페이스북에 “내게 험지 출마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기 고향에서 편하게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강북 험지로 올라오시라”고 하는 등 험지 출마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그가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컸다. 다만 홍 전 대표는 구체적인 지역구에 대해서는 “1월께 정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내가 굳이 8년이나 쉰 국회의원에 다시 출마하려는 이유는 네 번이나 험지에서 한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해 마지막으로 여의도에 가야겠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나는 이 당에서 유일하게 박근혜 탄핵정국을 책임질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오히려 탄핵으로 궤멸되었던 이 당을 살린 사람”이라며 “물갈이는 탄핵정국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들끼리 논쟁하고, 나를 끼워 그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