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안철수계 접촉설… '수적 열세' 체감한 황교안, 극적 양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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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8년 7월 12일 고별 기자회견 당시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 모습. 안 전 대표는 이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히며 독일 출국길에 올랐다.ⓒ뉴데일리DB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여러 예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1. 손학규와 공동대표... 바른미래당 맡을 가능성2일 여의도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안 전 대표가 이번 21대 총선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우선 소속 정당인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와 협력해 당 공동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은희·김삼화·이동섭 의원 등 이른바 안철수계 의원들이 아직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데다, 손 대표가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오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대표직도 사퇴할 수 있다"며 공간을 열어준 상황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에게 일절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손 대표는 "박근혜당과 어떻게 통합하겠나"라며 이른바 중도보수 진영의 통합과는 애초부터 선을 그은 상황이어서, 안 전 대표가 손 대표와 손을 잡을 경우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물론 지난 20대 총선과 같이 제3지대 열풍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이른바 '중도보수 대통합'이 실현될 경우 지난번처럼 비례대표 의석을 휩쓰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2. 새로운보수당 "열렬히 환영"... 새보수당과 손잡을 가능성새로운보수당과 손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지난해 10월 안 전 대표가 국내 복귀를 미루고 미국행을 택하자, 당시 '변혁'(새로운보수당 전신) 측은 "밥상 다 차려놓으면 나타나겠다는 심산"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시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둘이 합쳤다 실패한 게 바른미래당"이라며 "그런데 지금 총선을 앞두고 합친다고 해봐야 국민이 기대를 안 한다. 누구랑 합쳐서 무슨 세력화를 한다는 건 기존 정치인들의 셈법이지 안철수의 셈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한 축이었던 새보수당과도 계속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안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선언한 2일, 새보수당은 "열렬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며 안 전 대표에게 '정권 심판'에 함께할 것을 요구했다. 하 의원은 "안 대표와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갈지는 안 대표가 좀더 구체적 입장을 밝힌 다음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도보수 기치 아래 안 대표가 굳이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3. 오디션 방식으로 정치신인 모집... 독자정당 출범 가능성반면 한 정치권 인사는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복귀 선언에서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운다'고 한 말에 주목해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기성 정치인과는 완전히 거리를 두고 일종의 오디션 방식으로 정치신인들을 대거 모집해 독자정당으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그러나 독자정당 창당은 본격 선거국면에 접어들면 사실상 지역구 당선을 포기하고 비례대표 득표만 노린다는 의미로 퇴색할 수밖에 없어, 대권을 노리는 안 전 대표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4. 한국당, 안철수계 의원들 영입 타진... 한국당 직행 가능성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안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가능성이다. 황교안 당대표의 양보가 있어야 하지만, 황 대표가 선거법·공수처법 등 현 정부여당과 싸우면서 수적 열세에 따른 무력감을 느껴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통합의 범위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동의하는 모든 자유민주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한국당이 최근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영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은 2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과거 새누리당이나 한나라당 시절 있었던 정치인들이 다시 한국당으로 들어와 당명을 바꿔 다시 모이는 것이 보수통합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도로 새누리당과 도로 한나라당"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의 말처럼 한국당이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에 몸담지 않았던 인물'의 영입을 타진한다면 그 인물은 안 전 대표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5.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조용히 연락… 세 규합 나서한편 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재개를 선언하고 나서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안철수 전 대표가 몇몇 우리 당 의원들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귀국한 후에도 당분간은 정중동의 행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귀국 전 세 규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안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 28석 가운데 23석을 휩쓸고, 비례대표 총 47석 중 13석을 차지해 이른바 '녹색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다음해 대선에서 3위에 그쳤고, 그 다음해 서울시장선거에서도 낙선해 지난해 7월 정계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유학길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