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기일 변경' 양승태 측 의견 받아들여… 54차 공판, 다음달 21일로 연기
  •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70·사법연수원2기) 전 대법원장의 신년 첫 재판이 오는 8일에서 2월21일로 연기됐다. ⓒ박성원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70·사법연수원2기) 전 대법원장의 신년 첫 재판이 오는 8일에서 2월21일로 연기됐다. ⓒ박성원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70·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신년 첫 재판이 오는 8일에서 2월21일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폐암수술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1일 양 전 대법원장의 54차 공판을 2월21일 열기로 결정했다. 당초 예정된 신년 첫 공판은 1월8일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지난해 12월24일 '재판 일정과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조건을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승태 측, 지난달 24일 폐수술에 따른 재판 일정 연기 요청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의견서에서 "최근 병원 검진을 받은 결과 '폐암으로 의심되는 악성 신생물' 진단을 받아 2020년 1월14일 우측 폐의 외과 절제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수술 뒤 일주일 동안 입원치료, 1개월가량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으니 재판 일정이나 보석 조건 변경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같은 달 31일 의견서를 통해 수술 이후 추가 기일을 열어 다음 공판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검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은 주 2~3회 진행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이 방대한 점, 260여 명에 달하는 증인 등의 이유에서다. 전체 증인 중 현재까지 30여 명이 나왔다. 법원행정처 재판연구관·심의관 등이었다.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은 당초 3월께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년 첫 재판이 2월로 미뤄지면서 임 전 차장 등에 대한 신문도 올 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이대로라면 2021년 상반기가 돼야 1심 선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전 대법원장 1심 선고 2021년 가능할 듯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등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재판 거래'를 하고, 통합진보당 사건 등 주요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다. △부당한 조직 보호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집행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상고법원 추진 등을 위해 재판 개입 등 크게 4가지 혐의다.

    박병대(61·12기)·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 등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