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청와대나 경찰이 흘렸을 가능성, 경로 밝혀라"… 홍익표 "자세히 말 못해"
  •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기현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해당 문건의 입수 경로와 시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기현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해당 문건의 입수 경로와 시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청와대가 작성한 '김기현 첩보 문건'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한 달 전 입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하명수사를 통해 울산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핵심 문건이 여당 대변인에게 흘러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홍 대변인의 문건 입수 배후로 청와대와 경찰을 의심하며 "정확한 입수 경위와 시점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홍 대변인은 6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4쪽 분량의 '김기현 첩보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방송에서 문건에 대해 "제목은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확보한 문건과 같은 문건"이라고 소개했다. 

    홍익표 "입수는 여러 경로 통해… 자세히 말 못해"

    홍 대변인은 입수 경위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확보한 것"이라며 "자세히 말씀드리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입수 시점은 이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시점이니까 대략 한 달 정도, 그 정도 전후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진 시점은 지난달 26일로 채 열흘이 안 됐다. 홍 대변인은 이미 그 전에 문건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공식 문건이 집권여당의 수석대변인에게 넘어간 경위와 입수 시점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며 입수 경로 공개를 요구했다. 홍 대변인의 첩보 문건 입수 경로가 불법 유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여당 대변인인가, 청와대 대변인인가… 밝혀라"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기현 하명수사 사건의 열쇠이자 스모킹건인 첩보 문건을 입수한 홍익표 대변인은 입수 경위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불법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난 문건의 내용은 밝혔으면서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입수 경로 자체에 불법사항 등이 연루돼 있다는 강한 의심을 국민이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수 시점에 대해서는 "한 달 전 입수했다면 오래전부터 하명수사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의혹만 점점 늘어가고 있으니 입수 시점과 경로를 당당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초선 의원은 "청와대나 경찰에서 집권여당 수석대변인에게 의도적으로 첩보 문건을 흘린 것 아니냐"며  "불법 유출이 아닌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대변인 말대로라면 의혹이 제기되기도 전에 문건을 확보한 것인데, 왜 그래야 했는지 이유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자신이 민주당 수석대변인인지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인지 헷갈리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