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 시사…한국당 "본회의 개의 안하는 건 민주당"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데일리DB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데일리DB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국회가 '올스톱' 한 가운데, 여야는 주말인 1일에도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지난 27일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벅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한 것에 대해 '민식이법'을 언급하며 "공존의 정치, 협상의 정치가 종언을 고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당의 참여를 배제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당, 필리버스터 미명 아래 정치적 폭거"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우리 정치의 근본을 바탕에서부터 뒤흔들어 버렸다"며 "국회를 완전히 마비시켜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필리버스터의 미명 아래 난폭하게 진행한 정치적 폭거"라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했다고 주장하는데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이런 주장을 반복하면 알리바이 조작 정당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먼저 신청해놓고 여론의 비판에 몰리니 궁여지책으로 내민 게 '민식이법은 우선 처리하겠다, 그러나 나머지 몇 개 법안의 필리버스터는 보장하라'는 것 아니었느냐"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한국당의 진짜 속셈은 따로 있어 보인다. 한국당이 기획한 국회 봉쇄 시나리오는 임시국회를 최다 199번까지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당이 여론의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해서 민생경제법안 전체를 대상으로 삼은 것도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국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무지막지한 기획 때문 아닌가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20대 국회의 문을 여기서 닫아걸고 국회를 마비시킨 뒤 한국당 마음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가공할 만한 정치기획"이라며 "집단 인질범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 대대적인 '법질극'"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 한 적 없어"

    반면, 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볼모로 삼고 본회의를 개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맞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라도 지키고 우선 거짓말부터 하지 마라"며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적이 없다. 민식이법은 처음부터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민식이법 처리를 위해서 29일 밤늦게까지 본회의장을 지킨 정당은 바로 자유한국당"이라고 반박했다. 

    전 대변인은 "민식이법을 볼모로 삼고 본회의를 개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본회의 개의 요건인 재석의원 5분의1 이상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끝끝내 열지않은 것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도 없는 소주성이라는 경제실험으로 온 국민의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민생 민생 외치면서 오로지 선거법, 공수처법 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이인영 원내대표는 솔직해지기 바란다. 본회의를 열지 못하는 속사정이 무엇인가.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야당들 간의 이해충돌과 자중지란으로 인해서 합의안 도출이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두려운 것 아닌가"라며 "자신들이 자행한 불법 패스트트랙에 대항해 소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평화적 항거인 필리버스터 비난에 열을 올리는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원조당 답게 처신하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집권여당이 대결 정치 선언, 제1야당은 국회 마비시켜" 양비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인해서 국민만 피멍이 드는 안타까운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며 "집권여당이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힘으로 제압을 하겠다며 국회 파행을 무릅쓰고 대결 정치를 선언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국정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1야당이 민생을 볼모로 삼아 극단적인 반대로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 또한 국민의 지지를 구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