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 '비아이' 마약 혐의 수사 무마 의혹 받아
  • 최근 가수 승리와 함께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양현석(51·사진)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번엔 협박·범인도피 교사죄·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추가 입건돼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양현석은 2016년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23·김한빈)가 마약(LSD·대마초) 투약 의혹을 받을 당시, 비아이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한서희(24)를 만나 '진술 번복'을 종용하고, 회삿돈으로 한서희의 변호 비용을 대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한서희는 그룹 '빅뱅' 멤버인 탑(33·최승현)의 전 여자친구로, 2017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향정)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추징금 87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한서희 "비아이에게 LSD 10장 전달"

    앞서 경기용인동부경찰서는 2016년 8월 22일 한서희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그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던 중, 한서희가 같은해 4월경 동료 가수인 비아이와 (카카오톡으로) LSD의 효능과 가격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사실을 확인하고, 한서희로부터 "2016년 5월 3일, 마포구에 위치한 '아이콘' 숙소 앞에서 비아이에게 LSD 10장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서희로부터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얻어내고, 구매 정황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까지 입수했음에도 불구, 바아이를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또한 '마약딜러' A씨가 체포 과정에서 진술한 고객 명단에 한서희와 비아이의 이름이 모두 나왔지만 경찰은 한서희만 체포해 조사했다.

    이에 대해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한서희가 3차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을 번복했다"며 "'실제로는 마약을 전달하지 않았다. 당시 대마초 때문에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그렇게 (잘못)얘기했던 것 같다'고 말을 바꿔서 비아이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현석, 한서희 만나 "진술 번복해달라" 요청

    경찰에 따르면 한서희가 진술을 번복한 진짜 이유는 양현석 전 대표 때문이었다. 한서희가 경찰에 소환돼 "비아이에게 LSD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직후 양 전 대표는 지인을 통해 한서희에게 'YG 사옥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한서희를 자신의 건물로 불러낸 양 대표는 "변호사를 선임해줄테니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달라. 충분한 사례도 하겠다. 절대로 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했다.

    이후 한서희는 올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양 전 대표로부터 '진술 번복'을 강요당했다"는 취지의 공익제보를 했다. 이 제보를 바탕으로 경찰은 지난 9월 비아이를 소환 조사해 "대마초를 흡연하고 LSD를 구매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한편 양 전 대표를 범인도피 교사죄 등의 혐의로 입건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조만간 소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