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국정원 특활비, 김백준이 한 일… 檢 조사 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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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전 대통령. ⓒ정상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한 일이며 나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핵심증인'이면서도 증인신문을 끝까지 거부한 김 전 기획관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왜 그렇게 됐는지 안타깝다.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특활비 상납'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김 전 기획관)는 내가 부탁했다고 하는데 나는 국정원에 대한 자금 요청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재직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얘기를 듣지 못했으며 검찰 조사 이후 알게 됐다"고 했다.원 전 국정원장은 2010~2011년 김 전 기획관을 통해 2억원,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10만달러(약 1억500만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혐의는 이 전 대통령에게도 2억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가, 10만달러에 대해 뇌물 혐의가 적용됐다. 이 전 대통령측은 이날 원 전 원장측 변호인의 증인자격으로 법정에 출석했다.원 전 원장측과 이 전 대통령측은 2억원의 특활비를 전달해달라고 한 지시 등 공모행위가 없었고, 10만 달러의 경우에는 자금용도에 부합하는 대북접촉 업무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해당 건에 제대로 검찰도 제대로 조사를 안했으며 지금도 이 혐의에 대해 납득을 못하고 있다"면서 "나는 국정원 예산을 가져다 쓰는 것은 계획 자체가 없었다.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그런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부끄럽지 않게 일했다고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과 원 전 원장의 재판에 10여차례 증인신문을 거부한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인간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 증인신문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의 대답에 원 전 원장측 변호인단이 "김 전 기획관이 두달 반 동안 총 58회의 검찰조사를 받았으며 이 중 24시를 넘긴 심야조사도 있었다. 알고 있었냐"고 묻자 검찰측이 "관련이 없는 질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재판부가 허용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앞으로 잘하겠죠"라고만 했다.이 전 대통령이 김 전 기획관과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도 없고 더구나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 탐한 일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김 전 기획관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총 아홉 차례나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모두 불출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