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2일 대진연 사용한 성동구 '평화이음' 사무실 압수수색… 대진연 “투쟁 이어갈 것”
  • ▲ 주한미국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주한미국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반대하며 주한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농성을 벌인 혐의 등으로 체포된 친북 성향 단체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4명이 구속 수감됐다. 경찰은 대진연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사전 모의와 관련된 증거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대진연 회원 7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김모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영장이 기각 된 세 명 중 두 명에 대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데다 증거가 수집돼 있는 등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는 “가담 경위나 정도,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 내지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담장 밖에서 대사관저 경비 경찰관을 방해하는 수준에 그쳤고 범행을 시인하며 반성한다는 등의 이유다.

    법원 영장청구 7명 중 4명 발부… 대진연 측 '규탄성명' 내고 저항

    앞서 대진연 회원 17명은 18일 오후 2시 5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덕수궁 옆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었다. 이들은 미 대사관 마당에 무단으로 진입해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대진연은 “대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대진연은 이날 페이스북에 ‘규탄성명’을 올리고 "정부와 경찰은 대학생들이 무슨 이유로 담을 넘었는지 그들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고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며 "심지어 7명의 대학생들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중간고사를 앞둔,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는 평범한 대학생들"이라며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평화이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평화이음’은 서울시 산하 비영리민간단체이다.

    경찰은 미 대사관 침입을 주도한 대진연 관계자가 이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관련 증거들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진연 측은 이날 페이스북에 압수수색 과정을 생중계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