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 '조국 탄원서' 공개… 조국, 태광서 미국유학비 15만 달러 받아
  • ▲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이 과거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위해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두 번째 질문자로 나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당시 조 장관의 탄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조 장관은 이 전 회장 구속 당시 낸 탄원서를 통해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 형사법을 가르치고 있는 조국 교수다.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에 대한 선처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기 위해 글을 올린다“고 썼다. 이어 조 장관은 ”저는 1994년도에 4기 해외박사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늦은 나이에 버클리대학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재단의 도움 덕분으로 저는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원대 비자금 조성(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구속 기소 3개월 만에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항소심 중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다. 하지만 이후 이 전 회상이 술집에 출입하며 음주‧흡연하는 모습이 대중에 공개돼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법원은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했고, 그는 재수감됐다.  

    조 장관이 이 같은 이 전 회장에 대해 탄원서까지 제출한 것에 대해 야당에서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면서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 보석 등을 선처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 장관은 탄원서 제출 사실을 인정하며 “인간적 도리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분의 무죄를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이 전 회장의) 선대 회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아들(이 전 회장)이 그런(구속 수감) 상황이라 보석 탄원서는 인간적인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권 의원이 “언행이 불일치한다”고 거듭 추궁하자 조 장관은 “처벌과 보석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엄정한 재판은 필요하지만, 보석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은혜를 입어 불법을 저지른 사람의 선처를 탄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만 한 게 아니다. 당시 장학생 여러 명이 탄원서를 냈다”고 항변했다.

    조국, 美 유학 시절 태광서 총 15만 달러 지원받아 

    권 의원은 또 “조 장관이 미국 버클리대학 유학 시절 태광그룹 산하 재단에서 총 15만 달러를 장학금과 생활비로 지원받았다”고 주장했다. 1994년 8월~1997년 12월 일주학술문화재단에서 3년간 해당 금액을 받았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이와 관련, 조 장관에게 ‘장학금으로 얼마를 받았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어 권 의원은 “그런데 2011년 7월19일 태광그룹이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일 때 재단 장학행사에 참석했다”며 “재벌을 비판하고 비자금 조성을 엄벌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재벌 재단에서) 그렇게 많은 장학금을 받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조 장관은 “국내와 달리 해외유학은 돈이 들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장학생으로) 지원해 선발됐다”고 에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