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의자 특정하고도 한 달간 발표 안 해… '조국 사퇴’ 검색어 뒤로 밀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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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이 조국을 덮었네... 조국 기사 쑥 들어갔네... 2달 동안 언론에 안 내고 있다가 이러려고 지금 터뜨렸나 의심 생기려고 한다."

    19일 한 누리꾼(ID: as10****)이 경향신문의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취임 후 최저…'조국 임명 잘못' 55%" 기사의 댓글로 올린 반응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 의혹에 언론 보도가 집중되는 시기에 경찰이 돌연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공개하자 이 같은 의혹과 추궁이 빗발쳤다.

    경찰은 18일 33년 만에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해당 사건의 용의자로 수감 중인 50대 이춘재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처남 정모 씨가 소속된 A해운이 북한산(産) 석탄 운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던 시점이었다.

    사건 발표 하루가 지난 19일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오후까지도 1위를 유지했다. 반면 대학교수 3400명이 시국선언한 '조국 사퇴' 검색어는 12위로 밀려났다.

    이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검찰의 라이벌 경찰을 내세워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초강수를 투척하다니..." "조국 덮으려고, 100% 조국 물타기" "조국이 화성연쇄살인사건 기사로 묻히고 있다" "조국사건 달릴 때 어찌 이런 대이슈가 연달아 돼지(열병)랑 화성이랑 터지냐, 수상하다" 등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실제로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조국 이슈를 덮으려고 화성사건을 공개했는지에 대한 뚜렷한 증거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나 경찰이 용의자를 이미 특정했음에도 한 달간 발표를 미뤘다는 사실은 드러났다. 이 부분이 누리꾼들의 의혹을 뒷받침한다.

    경찰은 지난 7월15일 제보를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일곱 상자 분량의 증거물 분석을 맡겼다. 이후 대검찰청에 DNA 신원확인조회 여부를 요청했고, 대검 DNA 화학분석과는 지난달 9일 이씨와 일치한다는 신원정보를 회신했다. 이날은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해 검증대에 올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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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용의자 단정할 수 없어

    화성사건 용의자 이씨가 진범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단계다. 이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 노컷뉴스는 이날 "이춘재는 혈액형이 'O'형이고, 화성 용의자는 'B'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조국 사태'의 여파로 현 정권은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43.8%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3.0%로 나와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음은 한 누리꾼(ID: sobe****)이 중앙일보의 "청와대 앞에 모인 교수들 '문 대통령, 조국 사퇴시켜라'" 기사에 남긴 댓글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 기사가 갑자기 도배되고, 이렇게 중요한 기사는 잘 보여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국민을 우롱하는 현 정부는 깨달아야 합니다. 제발 언론인들도 그런 정치쇼에 동참하지 말고 중요한 조국 씨 관련 기사를 다뤄주길 바랍니다. 조국 씨가 자신의 이익을 탐하며 살아온 것은 조국 씨 마음이지만, 그렇다면 법무부장관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