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겐 고의적 면박" "북한만 이익”… 美 전문가들, 잇달아 '심각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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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결 결정이 미국과 한국에는 불리하고 북한과 중국에만 유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에게 고의로 면박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北에 선물 안겨준 셈…트럼프 정부를 공개 면박한 셈”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2일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결을 발표한 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주한 미국대사 대리,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낸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중국과 북한은 오래 전부터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에 반대 견해를 밝혀왔다”면서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이 중국과 북한에 주는 선물로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어 “최근 여러 명의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지소미아는 한국의 국방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의 기둥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에 강조하고, 이를 중단하지 않도록 설득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사태가 미국이 이끄는 동북아 안보구조에는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이 일본과 지소미아 중단을 결정한 것은 트럼프 정부에는 고의로 면박을 주기 위한 결정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한미동맹 관리가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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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2일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에 환호하는 사람들. '서울겨레하나'라는 단체에서 주최한 촛불집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 종결로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소미아 통해 얻는 이익, 일본보다 한국 훨씬 많아”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는 한일 간 준비태세를 용이하게 만들어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는 협정으로,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지소미아가 종료된 뒤 한반도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일본이 일부 혹은 모든 공항에 대한 미군의 접근 또는 사용을 거부하면 미군 병력을 한반도에 신속하게 배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는 북한이라는 (한일) 공통의 위협에 대해 동맹끼리 억지력과 방어력을 조율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협정”이라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국의 안보전략적 목표에 반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를 통해 얻는 이익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더 많다”며 “이번 지소미아 파기는 안보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오로지 북한뿐”이라며 “미국은 한일 양국이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이 한일 사이의 역사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지라도 경제 마찰에 이어 군사정보 협력 중단에 이를 만큼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며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선언에는 양국의 분쟁 조정에 나서지 않은 미국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