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역에 흑진주 '할리 베일리' 캐스팅
  • ▲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 캐스팅 된 팝가수 할리 베일리. ⓒ뉴시스
    ▲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 캐스팅 된 팝가수 할리 베일리. ⓒ뉴시스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20·Halle Bailey)가 디즈니 명작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현지시각으로 3일 "할리 베일리가 인어공주의 실사판 영화에서 주인공 아리엘(Ariel) 역을 맡게 됐다"면서 "연출자인 롭 마샬(Rob Marshall) 감독이 지난 두 달 간 여러 후보들을 놓고 고심한 끝에 초반부터 적임자라고 판단했던 할리 베일리를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롭 마샬 감독은 "할리 베일리는 아리엘 역을 맡기에 적합한 정신·젊음·순수한 열정을 갖고 있고,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며 그를 인어공주의 히로인으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할리 베일리는 친언니 클로이 베일리(Chloe Bailey)와 함께 R&B 듀오 '클로이 앤 할리(CHLOE X HALLE)'로 활동하며 연기 활동까지 겸하고 있는 팔방미인 신예 스타. 2016년엔 패션지 보그로부터 '2017년을 이끌 10대 스타 8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비욘세의 프리티 허츠(Pretty Hurts)를 커버한 동영상 등을 유튜브에 올리며 주목을 받은 '클로이 앤 할리'는 지난해 3월 비욘세의 레이블인 파크우드(Parkwood)를 통해 앨범 '더 키즈 아 올라이트(The Kids Are Alright)'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했다. 지난해 열린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선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했다.

    한편, '흑진주' 할리 베일리가 백인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디즈니 만화 실사 영화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선 디즈니가 지나치게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 성별이나 성적 지향, 종교, 인종 등이 갖는 편견에서 자유로워지자는 운동)'를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덴마크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인어공주에서 아리엘은 붉은 머리에 흰 피부를 지닌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디즈니가 억지로 '흑인 여성'을 매칭시켜 원작의 고유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2000년대 들어서 픽사·마블·루카스필름·21세기폭스사를  차례로 흡수하며 영화 시장의 절대강자로 부상한 디즈니는 일각에서 제기된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 백인이 아닌 캐릭터인데도 백인 배우로 캐스팅하는 행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최근 들어 'PC주의'를 반영한 작품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