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주의’와 ‘중화사상’ 신봉하는 창업자 ‘런정페이’, 공산당 덕분에 큰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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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사상’을 상징하는 회사 이름
- ▲ 중국 화웨이. 서방국가들은 인민해방군과 국가안전부(MSS)와의 연관성을 의심한다. ⓒ뉴데일리 DB.
‘화웨이(华为, 華爲)’의 원래 의미는 “중화민족을 위해 노력 하겠다”는 의미다. 창업자 런정페이가 이렇게 이름을 지은 것은 그의 출신 배경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중공군) 가운데서도 정보부대 장교 출신이다. ‘런정페이’가 복무했던 부대는 현재 전략지원부대 소속이다. 이 부대는 중국 공산당의 대외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전략 ‘삼전(三戰, 심리전, 여론전, 법률전)’을 주도하는 정보부대다. 국제사회가 ‘화웨이’의 보안문제를 문제삼는 이유도 이 부대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 수출 시장에서 ‘중화사상’이 문제가 되자 ‘화웨이’는 “중국이 만든, 뭔가 좋은 것(中华之作为, 中華之作為”이라거나 “중국의 미래는 밝다(中华有为, 中華有爲)”는 식으로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와 딸의 성(姓)이 다른 이유
‘런정페이’가 1987년 화웨이를 창업했을 때 그를 적극 도와준 사람은 장인 ‘멍둥보’라고 한다. ‘멍둥보’는 1980년대 후반 쓰촨성 공산당 서기였다.
‘런정페이’ 장인의 배경에 인민해방군 정보부대 출신이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화웨이는 급성장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첫 번째 부인 ‘멍쥔’과 이혼을 하게 된다. 화웨이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이름이 ‘멍완저우’인 이유는 부모가 이혼할 때 모친 성을 따랐기 때문이다.
‘런정페이’는 1994년 당시 중국 공산당 총서기 장쩌민을 만나 후원을 얻는다. 1996년에는 중국 공산당의 독점적 통신장비 공급자가 되고 1997년에는 홍콩에 진출한다. 즉 공산당 최고위층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화웨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 화웨이의 주인은 노조? 공산당?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000억 달러(한화 1090조 원)이 넘는다. 그러나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총자산과 총부채, 유동자산 규모가 얼마인지,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두 비공개다. 중국 공산당 선전매체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분 98.99%는 종업원들이 모여 있다는 ‘무역노조위원회’가 소유하고 있고,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런정페이 지분은 1.01% 밖에 안 된다. “종업원이 주인인 회사”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사기’라는 지적이 많다.
미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의 도널드 C.클라크 교수와 풀브라이트대 베트남 학교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는 한 보고서를 통해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무역노조위원회의 구성원이 누군지, 그 지도자는 어떻게 뽑는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혹은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 저널>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중국 현행법상 유한회사 주주는 50~200명까지 두는데 18만 명 모두를 주주로 할 수가 없어 종업원들에게는 일종의 가상주식을 나눠준다”면서 “무역노조위원회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참고로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화웨이가 인민해방군과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화웨이 기업 정신은 ‘모택동 주의’와 ‘늑대 정신’
직원이 18만 명에 이르는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모택동 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창립 10주년에 맞춰 ‘화웨이 기본법’을 선포한다. 총 103개 조항으로 이뤄진 ‘화웨이 기본법’은 모두 “국가와 당을 위해 충성하라”는 내용이다. 내용 가운데는 과거 마오쩌둥을 섬기다 숨진 인민해방군 ‘레이펑’을 롤 모델로 하라고 강요하는 대목도 있다.
- 중국 경영계는 물론 공산당도 이런 런정페이를 “마오쩌둥 선집을 달달 외우는 모택동 주의 사업가”로 인정하고 있다. 실제 화웨이는 마오쩌둥이 중국 본토를 장악할 때 사용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는 전략을 벤치마크 해, 후진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선진국 시장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사용했다.
화웨이는 2000년대 들어 ‘늑대 정신’을 주창하기 시작했다. 화웨이가 따르는 ‘늑대 정신’이란 “중화민족의 피에 잠재된 늑대의 DNA를 되살려 위대한 중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화웨이는 늑대가 공격적인 야생의 맹수이고, 수직적 위계질서에 충실한 동물이라는 점에 착안, “국가와 공산당, 회사에 충성하라”는 가치를 직원들에게 세뇌시켰다.
이런 주장은 화웨이에 입사하면서부터 세뇌가 된다. <서울신문>의 지난 1월 29일 기사에 따르면, 화웨이 신입 사원들은 아침 일과를 구보와 기업문화 교육으로 시작한다. 또한 화웨이 본사 벽에는 “희생은 군인의 소명이며, 승리는 군인의 가장 큰 기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화웨이를 써 본 기업이 재구매를 잘 않는 이유
화웨이는 스스로를 ‘늑대’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마케팅 기법을 보면 악덕 스럽다. 화웨이는 한국에 처음 진출할 당시 언론들을 불러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많이 사용할 것이고, 한국 통신업계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후 자사의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와 사용하면서 한국 기업과의 상생, 한국 중소기업 제품 구매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KT와 SKT 등 한국 통신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화웨이의 상술 가운데 하나는 처음 계약 때는 매우 저가로 입찰한 뒤 계약을 갱신하거나 필요한 서비스가 증가하면 거액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또한 유지보수 비용이 장비 비용보다 훨씬 높다. 이 때문에 화웨이로부터 서비스를 받은 기업들은 재구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