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의원 "역대 정권 모두 국정 운영 성과 없을 땐 야당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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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유례 없는 ‘대야 투쟁’에 야당 의원들이 난색을 표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최근 행보가 몰락하는 정권의 말기를 보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31일“대통령의 야당 비난이 국회 정상화 희망을 꺾었다”며 “여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데 야당이 태업하는 것처럼 몽니 프레임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대책회의에서 “여당은 여당,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는 말로 정부·여당의 도를 넘은 ‘야당 죽이기’에 항의했다. 

    이어 전날 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전한 외교부 공무원을 파면한 것과 관련 “야당과 말 섞으면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일종의 공개처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와대가 야당에 야당 옷을 벗고 백기투항하라는 것은 국회 무력화”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들도 문 대통령의 이례적 강경대응에 쓴소리를 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본지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직접 야당 죽이기에 나선 것은 몰락하는 정권이 흔히 쓰는 방식”이라며 “역대 정권 모두 국정운영 성과가 없을 때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가 최근 보인 모든 행태가 정권의 안위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 라인 교체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빠진 것에 대해 “조국 교체가 곧 문재인 청와대의 정치적 패배로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마지막 방어선을 지키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야당 죽이기’는 ‘청와대 체면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29일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외교부의 기밀 유출 논란과 관련해 한국당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국가의 정상이 한 야당 초선(비례)인 강 의원이 연루된 기밀 유출 논란에 직접 대응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정쟁과 당리당략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