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통계… 전문가들 "한국 대기오염 물질 20%는 北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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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 '2019 세계보건통계'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북한의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07.2명을 기록했다.나이지리아가 312.6명, 기니가 243.3명, 니제르가 237.5명, 그리고 감비아가 237명을 기록해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보다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동아시아에서 대기오염도가 심하기로 악명 높은 중국과 몽골, 그리고 인도가 각각 112.7명과 155.9명, 184.3명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한국은 20.5명을 기록해 북한의 1/10 수준이었다.지난 2017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했던 동종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북한에서 대기 오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238.4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세계보건기구 “오염물질, 난방-취사 과정서 발생”세계보건기구는,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의 경우 오염물질이 난방이나 취사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전세계적으로 30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여전히 석탄이나 나무, 목탄 등을 이용해 난방을 하고 음식을 조리해 먹고 있다고 한다.북한의 경우 난방과 취사 목적 외에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이 심각한 대기 오염의 주된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유엔환경계획(UNEP)는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재원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효율적이고 오염 물질 배출이 적은 화력 발전 기술을 이용할 수 없어 특히 북한 산업 지구 일대의 대기의 질이 악화됐다고 밝혔다.지방의 북한 사람들 다수는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고는 있지만 당장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배를 채우는 문제가 더 시급하기 때문에 신경을 덜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함경북도의 탄광촌에서 살다가 지난 2007년 탈북해 현재 탈북민 지원단체 나우(NAUH)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철호씨는 지난 1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잠에서 깨는 순간 우리의 관심사는 집에 남아 있는 쌀과 땔감의 양”이라며 “대기 오염 물질은 들이마신다 해도 금방 죽지 않지만 먹을 것이 없으면 얼마 살지 못하고 죽게 된다”며 북한 내부적으로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지 않다는 설명을 했다.“北 오염물질, 바람 타고 南으로”북한의 대기 오염은 오염 물질이 바람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다.전문가들은 한국 측 대기 오염 물질의 20% 가량이 북한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의 김순태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기의 질을 살피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며 북한 쪽 대기 오염 물질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 등을 확보하는 작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