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G유플러스 직접 거론… 외교부 “민간기업 개입 어려워" 靑 "협의내용 못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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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우리 정부에 ‘화웨이 퇴출’에 동참하고 지지해줄 것을 수 차례 요구했다는 <조선일보>의 23일자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와 청와대가 “관련 문제는 잘 알고 있고, 이미 협의 중”이라면서도 “협의 내용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 ▲ 5G 통신망을 점검 중인 LG유플러스 관계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일보>는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보안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대중국정책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외교부 측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의 통신중계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콕 집어 “이 통신사가 한국에서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외교부는 미국 측의 우려에 공감을 표하고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청와대 “해줄 말 없다” 외교부 “이하 동문”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23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화웨이 관련 보도에 대해, 미국의 그러한 입장은 저희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며 외교부에 공을 넘겼다.
같은 날 오후 외교부는 “관련 사항을 확인해서 말씀드릴 내용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며 청와대와 똑같이 말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저희도 미국 측이 5G 통신망 장비의 보안 확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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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들이 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 중국, 북한을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네티즌들이 만든 패러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를 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성사진을 출력한 포스터를 새해 첫 각료회의 때 테이블에 올려놓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위터 캡쳐.
김 대변인은 이어 “한미 양국은 해당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중국 화웨이 퇴출문제와 관련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서방 주요국은 이미 화웨이 퇴출에 동참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일본 대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를 끊겠다는 발표를 줄줄이 내놓았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내부적으로 “화웨이와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대체 거래처를 찾으라”는 지침을 내렸고, 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와 KDDI는 22일 “화웨이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23일 화웨이와 거래를 전면중단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퇴출되면 ‘통신중계장비시장’에 한국기업 진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같은 날 “한국 이동통신사 KT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화웨이 제품의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대만에서는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화웨이 제품 환불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세계 통신업계에서 퇴출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단기적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 반도체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화웨이의 통신중계장비시장 점유율을 고려하면 PTN(Packet Transport Network)과 같은 상위 중계장비를 직접 개발한 ‘텔레필드’나 삼성전자와 국가재난안전통신망사업을 위해 협력했던 중견기업 에이스테크놀로지·케이엠더블유·티아이스퀘어 등이 그 빈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