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트럼프-러시아 공모 증거 찾지 못해… 사법 방해로도 볼 수 없다"
  • ▲ 특검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뉴시스.
    ▲ 특검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일명 ‘러시아 스캔들’ 관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은 끝났다’는 코멘트와 함께 ‘공모도 없었고, 사법방해도 없었다(NO COLLUSION. NO OBSTRUCTION)’는 문구를 넣은 이미지를 게재했다. 그는 이 내용을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에게 바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고서의 핵심 내용인 트럼프 측과 러시아의 공모 의혹, 그리고 트럼프 측의 사법 방해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 공모 의혹과 관련, 윌리엄 바 장관은 러시아 측 인사들이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해 선거 관련 제안 등을 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캠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러시아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협력하는 등의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당국의 수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행위가 다수 있었지만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그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사법 방해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한 예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자신이 해임한 코미 전 FBI 국장과 가깝다는 이유 등을 들어 뮬러 특검을 해고하려 했지만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인 돈 맥갠이 거부한 사실을 들었다.

    또한, 사법 방해가 문제가 되려면 범죄 사실이 있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공모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사법 방해를 얘기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은 "미 사법 당국의 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처럼 행동하는 처사"라고 윌리엄 바 장관의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의 기자 회견이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과 같다고 평가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뮬러 특검이 하원에서 증언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원 법사위는 바 장관의 기자 회견 뒤 뮬러 특검에게 5월 23일 이전, 청문회에 출석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은 거의 2년을 끌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공식 종결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혀 대조를 이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보고서 공개 후 “미국인들은 이제 어떠한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하고 “우리는 다시는 사법 체계가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용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