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바 법무장관, 하원에 특검 요약본 제출…트럼프 사법방해 혐의는 판단 보류
  • ▲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22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뉴시스 AP.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22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뉴시스 AP.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개월에 걸친 ‘트럼프-러시아 공모’ 관련 특별검찰의 수사가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기간에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를 완전히 벗게 됐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24일(현지시간)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하원 법사위원회에 전달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 내용을 보도했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럴드 내들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모두 4쪽짜리인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에는 “미국 측 또는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들이 의도를 갖고 러시아 당국과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 업체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의 SNS 가짜뉴스 노출, 러시아 정보기관이 배후에 있는 민주당 대통령선거본부 이메일 해킹 사건을 중심으로 지난 22개월 동안 수사를 벌였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IRA의 SNS 가짜뉴스와 민주당 선거본부 해킹의 배후에 트럼프와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뮬러 특검팀은 “IRA와 관련 있는 러시아인과 업체들을 기소했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 또는 미국인과 공모하거나 의도를 갖고 협력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본부 해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 가운데 러시아와 협력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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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뮬러 특검팀은 추가 기소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특검팀은 2017년 5월 수사를 시작한 뒤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필두로 개인 34명과 기업 3곳을 기소했다. 특검팀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처리 방해 혐의에 대한 판단을 법무장관에게 맡겼다. 바 법무장관은 법무부 관계자, 자문 변호사들과 논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 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민주당과 미국 좌익진영의 목소리는 한동안 힘을 잃게 됐다. 지금 상황에서 뮬러 특검의 조사 외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좌익성향 인사들은 특검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하며 정치적 쟁점화를 시도하려 하지만 호응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그동안 뮬러 특검의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의기양양해졌다. 현재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딥 스테이트(막후 기득권세력)’ ‘카발(미국의 그림자정부에 해당하는 범죄조직)’과 싸움에서 승리했다며 축하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