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 지역구 사무실 위층에 '야릇한' 업소…시민 통행 잦은 곳에 ‘버젓이’동거
  • ▲ 구로구에 위치한 박영선 장관의 국회의원 사무실 건물 모습.ⓒ오승영 기자
    ▲ 구로구에 위치한 박영선 장관의 국회의원 사무실 건물 모습.ⓒ오승영 기자
    서울 구로구 구로동로 159, 대로변 4층 건물의 2층에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으로 입각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사무실이 있다. 바로 위층에는 ‘00건강관리샵’이 자리한다. 불법 성매매업소로 의심되는 곳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사무실과, 법을 비웃는 성매매 의심업소가 나란히 자리한 진기한 풍경이다. 박 의원의 사무실과 불법성매매 의심업소가 붙어 있는 이 건물은 구로고대병원 바로 건너편에 있다. 시간을 가리지 않고 유동인구가 넘쳐난다.  

    지난 9일 박 의원 사무실 건물을 찾았다. 건물의 1층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왼쪽 벽을 꽉 채운 두 개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영선 사무실
    -   00건강관리샵 3F

  • ▲ 박영선 장관의 국회의원 사무실 2층과 3층 사이의 계단의 모습. ⓒ오승영 기자
    ▲ 박영선 장관의 국회의원 사무실 2층과 3층 사이의 계단의 모습. ⓒ오승영 기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국회의원 사무실’과 ‘건강관리샵’ 간판이 즐비하다. 계단을 사이좋게 채웠다. 박 의원 사무실에서 3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도 ‘00건강관리샵’ 간판은 빼곡하다. 

    자극적인 분홍빛으로 채색된 간판으로 건물 벽과 계단을 도배한 ‘00건강관리샵’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건전 마사지’를 표방한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온라인을 통해 구로 A대학병원 2분 거리라고 홍보한다. 온라인 광고에는 A· B· C코스로 나누어 가격을 구분해 놓았다. ‘건전 마사지’라고 보기 어려운 ‘항목’들이 나열돼 있다. 

    2층 박 의원 사무실을 지나 3층에 있는 마사지업소 문을 두드렸다. 아무 기척이 없다. 온라인 홍보물에 명시된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착신이 정지된 번호"라는 말만 돌아왔다. 직원들의 외근 탓인지 박 장관의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기척이 없다.

  • ▲ 성매매를 의심케 하는 해당 업소 온라인 광고. ⓒ온라인 캡쳐
    ▲ 성매매를 의심케 하는 해당 업소 온라인 광고. ⓒ온라인 캡쳐
    건물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3층 업소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4층 고시원에서 지낸다는 A씨(54)는 "성매매업소가 맞다. 아가씨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수없이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63)는 "밤이 되면 영업하는 것 같다. 성매매하는 곳이라는 건 이 동네 주민이면 다 알 것"이라고 했다.

    건물 이웃의 불법영업이 국회의원의 책임은 아니지만, 의원 사무실과 불법 성매매 의심업소의 공공연한 ‘동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사실이다. 2층의 사무실은 더불어민주당 구로구을 시·구의원들의 합동 사무실이기도 하다. 의원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은 수많은 지역구민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찾는다. 불법 성매매 의심업소가 위치하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박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제기한 수많은 ‘불법’ 의혹에도 지난 8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임명됐다. 박 신임 장관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