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서 ‘임금인상 만능론’ 포기 조짐…당 내부 "이대로 가면 총선 필패"
  • ▲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 ⓒ박성원 기자.
    ▲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 ⓒ박성원 기자.
    4·3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내부 불만 조짐이 감지됐다. 이해찬 대표는 향후 당·청 관계와 정책 기조를 바꾸겠다는 의중을 비췄다. 경기 침체로 인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당이 전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해찬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현장 분위기로 보면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과 (변화를 요구하는)호소가 많았다"며 "경제·민생 문제에 좀 더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3년간 정부와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평가하는 기회를 갖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밀고 나갔던 소득 주도 성장·탈원전 등 경제 정책에 대해 앞으로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의원 총회에서 "그동안 경제정책은 주로 임금 인상에 초점을 맞췄는데 임금인상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바짝 긴장하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거들었고, 김해영 최고위원은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를 경청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게 맞는지, 당·청 관계에 문제는 없는지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3보궐 선거 때 부산경남에서는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필패”라는 주장도 나왔다. 

    과거 여당 소속이었던 손혜원 의원은 이 대표를 ‘꼰대’라 부르며 비난한 지인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손혜원 의원이 지난 4일 올린 글은 "이해찬이 움직이는 곳에는 군중도 없고 효과도 없다. 그가 유세차에 오를수록 표는 더 도망간다"며 "이해찬의 행보는 완전 꼰대. 이해찬은 더 이상 민주당에 기둥이나 바퀴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손 의원은 이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총선 전망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