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집회…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시위 중 처음 체포돼
  • ▲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불법집회에서 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충돌하고 있다. ⓒ오승영 기자
    ▲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불법집회에서 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충돌하고 있다. ⓒ오승영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위원장 등 민노총 조합원 25명이 3일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집회 중 국회 경내로 무단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국회 담장이 파손되고, 경찰과 민노총 조합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3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유재길 부위원장 등 민노총 조합원 25명은 10시40분쯤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참관하겠다”며 경찰 차단막을 넘어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연행됐다. 현직 민노총 위원장이 집회 도중 연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의 연행조치에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국회 담장이 무너지자 기동팀을 투입해 민노총 조합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 

    경찰 측은 해산명령을 내리고, 불법시위가 계속될 경우 해산하겠다고 경고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계속해서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경찰을 향해 돌진하고 방패를 빼앗는 등 물리력을 행사했다. "왜 오버하면서 경비를 서느냐"며 경찰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조합원도 있었다. 몸싸움이 격렬해지며 국회 1문과 2문 사이 담장이 무너지기도 했다.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하고 방패를 빼앗는 등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던 민노총 측은 3차 해산명령이 있자 11시40분쯤 물리력 행사를 일시 중단했다. 

    경찰관 빰 때리기도… 폭행죄 적용 가능성

    민노총 측은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재개하고 한동안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는 듯 했으나 4시 20분경 다시 경찰과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를 계속 진행하던 민노총 측이 다시 국회 경내진입을 시도했다. 

    이 때 두건을 착용한 한 조합원이 경찰 방패를 빼앗는 과정에서 손과 발로 위협을 가하던 중 경찰관의 뺨을 한차례 때렸다. 폭행을 당한 경찰은 당황한 기색으로 소리를 질렀다. 주변 동료 경찰이 폭행을 당한 경찰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오후 5시 40분경 종료됐다.

    경찰은 폭행 당사자를 이미 채증한만큼 신원을 확인해 빠른 시일내로 소환할 방침이다. 공무집행방해죄와 더불어 폭행죄까지 성립이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 ▲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불법집회에 참가한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에게서 빼앗은 방패를 쌓아둔 모습. ⓒ오승영 기자
    ▲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불법집회에 참가한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에게서 빼앗은 방패를 쌓아둔 모습. ⓒ오승영 기자
    국회 정문 앞 집회는 ‘불법’... ‘해산’명령 가능

    법률상 국회 정문 바로 앞에서 집회를 여는 행위는 불법이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나 제11조에 위반되면 동법 제20조에 따라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다. 집시법 제6조는 옥외집회에 대한 신고를 규정하며, 제11조는 국회의사당 반경 100m 주변에서의 집회·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경찰과 민노총 조합원 간 대치상황을 보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박모(35) 씨는 "점심을 먹으러 나왔는데 항상 다니던 도보가 막히고 통제당하니 매우 불쾌하다"고 항변했고, 구모 씨(43)는 "왜 저렇게 폭력을 휘두르는데도 경찰이 진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짜증을 냈다.

    체포된 이들은 각각 영등포경찰서·서부경찰서·양천경찰서 등으로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병력 20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국회 경비인력 100여 명도 비상근무에 나서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수차례 몸싸움이 오간 이 날 시위는 오후 5시 40분경 종료됐다.

    국회방호처 측은 "집회 참가자들이 담을 넘어 국회로 침입하는 것에 대비해 국회 청사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고 신분확인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방호처에 따르면 국회 외곽 경비는 관할 경찰서가 담당하고, 내부 청사 경비는 국회방호처가 맡는다.

    민노총은 지난 1일부터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일에도 조합원 8명이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다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