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사받는 사람끼리 공범(共犯)하는 걸로 했다"… 버닝썬 대책회의 녹취록 공개돼
  • ▲ 아오리 라멘 점주 김모(앞) 씨와 장모 버닝썬 이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아오리 라멘 점주 김모(앞) 씨와 장모 버닝썬 이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모(46·구속) 씨가 정·관계에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 로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씨의 측근 A씨는 지난 21일 경찰이 강씨를 상대로 세금 162억원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아레나를 운영하는 강씨의 핵심 측근들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수사 확대를 막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아레나 관계자가 <조선일보>에 당시 대화 녹취록을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강씨가) 로비를 많이 해 정·관계에 돈 몇십억을 썼는데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다"며 "지금 수사받는 사람끼리 공범(共犯) 하는 걸로 우리끼리 다 이야기한 게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형량을 나눠 가져 깔끔하게, 피해 보지 않고 끝내려는 것"이라며 "(강씨가 구속되고 나면) 절대로 아레나에서 일했다고 말하지 마라. (클럽 아레나)직원들에게 '아레나 매니저는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하라고 해라. 사장 이름도 어차피 헷갈릴 테니 한 명으로 통일해 교육하자"고 구체적인 지침도 전달했다.

    "강 회장 구속되면 끝나니 걱정마라"

    보도에 따르면 강씨는 아레나 등 자신의 업체에 임모 씨 등 명의만 대표인 '바지사장'을 앉히고 실제 운영은 A씨 같은 핵심 측근들에게 맡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 때도 '바지사장' 6명이 소환돼 조사받았지만 A씨 등 핵심 측근들은 수사망에서 벗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 '버닝썬'을 파생시키고 탈세 혐의가 불거지면서 지난 8일자로 아레나 운영을 중단한 아레나 운영진은 다음달께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또 다른 클럽을 개장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아레나 운영진 중 한 명인 B씨는 녹취록에서 "강 회장님 구속되면 깨끗하게 끝나니 걱정하지 말라"고 운영진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