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괴한, 대사관 내부 잘 아는 듯 능숙하게 PC 탈취”…공작원 가능성도 제기
  • ▲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 정문 모습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 정문 모습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괴한들은 10명이며 모두 동양인이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이들은 대사관 사정을 잘 아는 듯 직원들에게 묻지도 않고 사무실로 들어가 PC들을 탈취해 달아났다고 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괴한은 10여 명의 동양계 남성으로 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사관이 난입하자마자 내부에 있던 대사관 직원과 손님 등 8명을 결박하고 머리에 봉투를 씌운 뒤 폭행했다고 한다. 인질이 됐던 사람 가운데 3명은 부상이 심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괴한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어디 있는지를 직원에게 묻지 않고 찾아냈으며, 대사관에 난입할 때도 정문을 통해 들어갔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괴한들과 대사관 직원이 사전에 내통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경찰정보국(CGI)과 국가정보국(CNI)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수사 중이다. 스페인 수사 당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으로 2017년 9월 추방당한 김혁철 전 대사(현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스페인은 북한에게는 외교·안보 상으로 비중이 낮아 중요한 문건이 보관돼 있을 확률이 낮은데도 10명에 달하는 ‘대규모 공작원’이 투입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유럽의 대북전문가 주장을 전했다.

    북한 측은 이번 사건 이후 스페인에 거주 중인 북한 사람들을 더욱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스페인에 거주 중인 북한 사람은 스페인 대사관 책임자 서윤석 3등 서기관을 포함해 10여 명이라고 한다. <조선일보>는 “이날 북한대사관에 가서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CCTV 기술자 2명이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2017년 9월 이후 북한과의 외교관계는 대폭 축소했다. 반면 한국과는 지난해 말부터 A400M 수송기와 T-50·KT-1 훈련기 교환거래를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