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스닷컴 "美, 영변 핵폐기 검증되면 대북제재 완화 약속"… "김정은의 승리” 예상
  • ▲ 미국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와 평화선언·연락사무소 설치·제재 완화를 교환한다는 데 잠정협의했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와 평화선언·연락사무소 설치·제재 완화를 교환한다는 데 잠정협의했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2차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양측이 비핵화 조치의 범위와 상응조치에 잠정합의했다고 미국의 '복스닷컴(Vox.com)'이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군유해 추가 송환을, 미국은 평화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복스닷컴'은 이런 ‘잠정합의’ 내용을 두고 “현재 상황을 보면 김정은이 커다란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복스닷컴'에 따르면, 북한이 내놓은 카드는 영변 핵시설 폐쇄와 핵물질 생산 중단, 미군유해 추가 송환 등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핵개발의 핵심 부분이라며 매우 큰 가치를 부여한다. 북한은 미군유해 송환에 대해서도 대단히 생색을 낸다.

    미국은 상응조치로 6·25전쟁이 사실상 종결됐음을 의미하는 ‘미북 평화선언’ 발표,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 영변 핵시설 폐쇄 확인 이후 대북제재 일부 완화 등을 내놨다. 법률적 효력이 없는 ‘평화선언’은 그렇다 쳐도 대북제재 완화는 한국은 물론 일본·러시아·중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조치다.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도 설치"

    미국은 “영변 핵시설이 폐쇄된 것을 검증한 뒤”라는 단서를 달아 대북제재 일부 완화에 동의했으며, 여기에는 북한의 다른 핵시설이 포함될 수도 있다. 

    '복스닷컴'은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잠정합의 내용이 바뀔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양측이 실무협의에서 잠정합의한 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제는 트럼프가 북한으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양보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회담에서 양측은 영변 핵시설 폐쇄와 핵물질 생산 중단에 합의하고, 그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추후 실무협상을 통해 정할 수도 있다. '복스닷컴'은 안보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곳임은 분명하지만, 외부 전문가들이 그곳에 가서 검증하지 않는 이상 김정은이 약속을 지켰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현장검증 없으면 확인 어려워"

    뿐만 아니라 과거 김정일처럼 국제사회의 검증과 사찰이 끝난 뒤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을 막을 수단 설치 또한 필요하며, 이 과정에는 시간이 적지않게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스닷컴'은 영변 핵시설 폐쇄와 핵물질 생산 중단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트럼프가 그 사이에 대북제재를 완화할 경우 일방적 양보를 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모호한 약속만 내놓으면서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