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상원 청문회서 "北, 정권 유지 수단 포기 못해"… CIA·NSA 국장 등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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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정권 유지 수단으로 핵무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미 정보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Department of National Intelligence) 국장은 29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추구할 것이며, 보유한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 역량을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의 평가”라고 밝혔다. 

    코츠 국장은 “이러한 평가는 미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는 거리가 있는 일부 활동을 관찰한 결과로 뒷받침된다”고 덧붙였다.

    코츠 국장은 “북한 정권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도발적 행동을 중단했고, 핵미사일이나 핵실험을 1년 넘게 실시하지 않았으며, 핵시설 일부를 해체했다”며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열린 자세를 견지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 지도자들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 핵무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핵개발 역량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 국가정보국이 발간한 ‘전세계 위협 평가’라는 연례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를 협상하려 하면서도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모두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갈 것과 함께 핵무기를 만들고, 시험을 실시하고, 사용하거나 확산시키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면서도 “비핵화의 진전은 미국의 ‘상응하는 행동’이 있을 때 이뤄질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한 것은 미군의 한반도 배치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자산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끝내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2018년에 핵무기의 대량생산을 명령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헌법 개정 등 오랜 기간 핵무기를 강조해왔다”면서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북제재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면서 직접적인 제재 회피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국가안보국(NSA)·국방정보국(DIA)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최상위 정보기관이다. 이런 기관의 수장인 코츠 국장의 북한 평가는 그 시점이 특히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받았다.

    이날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는 코츠 DNI 국장 외에도 지나 해스펠 CIA 국장, 로버트 애슐리 DIA 국장, 폴 나카소네 NSA 국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정보기관의 수장들도 참석했다.

    해스펠 CIA 국장은 “북한이 대화를 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 정권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폐기하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DIA 국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애슐리 중장은 “지난해 존재했던 북한의 핵무기 역량과 위협은 여전히 그대로다”고 지적해 코츠 국장의 우려와 맥을 같이 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진전이 없다는 비판에도 한결같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노력에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미국 정보기관들의 이와 같은 분석과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외신들은 이러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에 비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과연 목표를 달성할지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