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평양 원산 남포 등에 10여개 훈련소… 쿠바 등 30개국에 암살, 파괴기술 교육”
-
북한이 냉전 시기 국제 테러조직들을 훈련했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 관련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밀보고서가 공개돼 이런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6일 “미국이 1989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원하기 한참 전부터 테러 관련 움직임을 주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밀해제된 CIA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 ▲ 기밀해제된 미국 CIA 보고서에 실린 북한 테러조직 훈련소 지도.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CIA는 1983년 평양 인근의 테러조직 훈련소 6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 훈련소의 위치는 평양시 삼석구역 원흥리, 순안구역 순안읍, 명오리, 황천, 정화, 정자 등이다. 모두 평양 주변 20km 이내다.
CIA는 이 가운데 특히 원흥리훈련소에 주목했다. 평양 북동쪽 20km 지점에 위치한 원흥리훈련소는 13동의 숙소가 도로로 연결된 형태로 , 각 숙소에는 체육관이 붙어 있는 구조였다. 다른 테러조직 훈련소도 원흥리 시설과 비슷했다고 한다.
CIA 보고서는 “원흥리훈련소는 외국인과 북한인들을 위한 훈련 장소”라며 “북한의 테러조직 훈련소는 테러 훈련시설로 확인된 쿠바 구아나보 동부기지, 캔델라리아 기지와 매우 닮았다”고 강조했다. CIA는 “추가로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쿠바 교관들이 훈련을 위해 입북한 사실도 보여준다”며 냉전 시기 국제 테러조직을 훈련할 때 북한과 쿠바가 협력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규모 제일 큰 곳은 순안훈련소…30개국 테러 조직 훈련
-
- ▲ 한때 시리아와 이라크를 휩쓸었던 테러조직 ISIS의 태권도 훈련 모습. ⓒISIS의 선전 SNS 화면캡쳐.
규모는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던 훈련소가 가장 컸다. 이곳은 북한의 대남·해외 잠입요원을 훈련하던 장소다. 순안훈련소에는 60개의 개별 숙소가 소그룹 단위로 나뉘어 호수를 중심으로 뻗은 도로와 연결됐다. 훈련소 내에는 소형화기 사격장, 8개의 운전 코스, 장애물넘기용 장벽 등이 설치돼 있었다.CIA 보고서는 “최소 30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북한에서 훈련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외국인은 북한에서 정치적 세뇌, 감시, 파괴, 암살 훈련을 받았으며, 테러 훈련소는 평양 주변 6곳 외에 원산·남포·영변·해주 등 10곳에도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CIA 보고서가 나온 지 35년이 지났지만 해당 장소에는 여전히 기지시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CIA 보고서가 지목한 원흥리훈련소를 비롯해 평양 인근 6개 훈련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산속에 배치된 여러 채의 대형주택이 하나의 도로로 연결된 형태라고 한다.
북한이 테러조직들을 훈련했다는 사실은 해외 저널리스트뿐 아니라 서방 정보기관들도 확인한 바 있다. 이미 1970년대 초반부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나 하마스와 교류협력했던 것이 확인됐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텍사스주 안젤로주립대 교수도 “북한은 1960년대부터 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 테러조직 훈련에서 협력했다”고 지적했다. 벡톨 교수는 “1972년 5월30일 이스라엘 로드공항에서 총기난사 테러를 일으킨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과 일본 적군파가 북한에서 테러 교육을 받은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은 현재 테러조직원 훈련을 일종의 사업으로 운영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