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결함 원인 ‘마린온’ 추락사고·美UH-60보다 훨씬 높은 가격 등이 원인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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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때부터 소위 ‘자주국방’이라는 명목 아래 개발했던 ‘자칭 명품무기’들의 수출 시도가 계속 실패하고 있다. 2018년 9월 T-50이 美고등훈련기 사업 입찰에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필리핀 차기 헬기사업에서도 탈락했다. “예상했던 결과”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 2018년 6월 국방부 연병장에서 수리온을 둘러보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일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위사업청 등은 지난 4일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이 공식 실패했다고 한다. 필리핀 정부가 최근 한국 대사관 측에 “美UH-60 블랙호크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통보해왔다고 한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필리핀 헬기 도입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했다. 2018년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 ‘수리온’을 전시해 놓고 우수성을 선전하기도 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리온’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2018년 7월 17일 ‘수리온’을 베이스로 한 해병기동헬기 ‘마린온’이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가격 또한 경쟁 기종에 비해 크게 높아 수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미국 측은 필리핀에 “수리온 10대 가격이면 UH-60 블랙호크 16대를 구매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사실이 2018년 12월 알려지면서, 군사전문가들은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내다봤다.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좌절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한, 소위 ‘국산 명품무기’ 수출,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무기들의 수출길은 더욱 어두워졌다. ‘수리온’의 경우 ‘마린온’ 추락에서 드러난 부품 결함 문제도 있지만, T-50 등 다른 기종까지 더해서 볼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T-50의 경우 경쟁기종인 사브-보잉 컨소시엄의 BTX-1은 훈련기와 시뮬레이터의 대당 단가가 2300만 달러(한화 약 258억 원) 안팎인 반면 KAI-록히드 마틴 컨소시엄의 T-50A는 이보다 가격이 더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온’ 또한 대당 가격이 250억 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200억 원대로 알려진 UH-60 블랙호크보다 20% 넘게 비싼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방산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 주도의 무기 수출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