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제작사 대표 "영화와 관련 없는 분이 무대 올라 황당"대종상영화제 측 "협회 추천 받아 대리 수장자 선정…문제 없다"
  • "류이치 사카모토 라는 사람은 들어본 적도 없지만, 도움을 청하길래 응한 것 뿐인데 곤란한 처지가 됐습니다."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일본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를 대리해 '음악상'을 수상한 트로트 가수 한사랑이 2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부터 친구들이 '네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올라 있다'면서 기사를 보내줘 깜짝 놀라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사랑은 전날 영화제 시상식에서 음악상 수상자로 영화 '남한산성'의 OST를 작곡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름이 호명되자 무대 위로 올라가 트로피를 수령,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류이치 사카모토와 별다른 관계성이 없어 보이는 여성이 나타나 대리 수상을 하자 일부 시청자들은 온라인 댓글을 통해 "혹시 방송 사고가 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한사랑이 자리에서 일어날 당시, '남한산성'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도 (수상을 위해)움직이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돼 이같은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이와 관련, 한사랑은 "대종상을 주최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한 간부가 어느날 전화가 걸어와 '대종상 시상식이 있는데, 대리수상을 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 당일 시상식장에 갔고, 지정된 좌석에 앉았던 것"이라며 "이후 음악상 시상 시간이 됐고, '내 순서구나' 싶어서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의 말은 달랐다. 그는 "영화와 전혀 관련이 없는 분이 무대에 올라가 당황했고, 트로피는 회수했는데 조명상 트로피는 아직 건네 받지 못했다"며 "조명상을 대리 수상한 분도 우리 영화 관계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종상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3일 "가장 큰 문제는 수상 예정자들이 스케줄 문제로 참석이 힘들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작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이라며 "결국 제작사와 연락이 되지 않아 '남한산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을 대리 수상한 한사랑씨와 촬영상(수상자 : 남한산성의 김지용 감독)을 대리 수상한 라아리씨는 한국영화음악협회와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위는 김지연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명상의 행방을 대종상 측에서 찾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의 정성면 부이사장 겸 이사가 영화 '남한산성' 조명상을 대리수상했다"며 "트로피는 현재 조명협회에서 보관하고 있고, 수상자인 '남한산성'의 조규영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출처 = TV조선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