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이병태·윤서인 등 최근 '1인 방송' 합류... 정부 정책 비판... 문화예술로 영역 다양화
  • ▲ '자유 유튜브 연대'는 9월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유튜브 탄압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기륭 기자
    ▲ '자유 유튜브 연대'는 9월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유튜브 탄압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기륭 기자
    보수우파 성향의 '1인 유튜브 방송'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들 방송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등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정치·시사 분야 인기 1인 방송 대부분이 보수우파 성향인 상황에서 "법을 바꿔서라도 1인 미디어를 규제하겠다"는 여권(與圈)의 '겁박'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10일 보수우파 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보수우파 성향의 '1인 유튜브 방송' 4~5곳이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 이들 방송은 정치와 시사 분야를 비롯해 경제,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제학자 김정호, 11일 첫 방송…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비판

    김정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는 지난주 유튜브 채널 <김정호의 경제TV>를 개설하고, 11일 오전 10시 첫 방송을 시작한다.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토지·주택 문제’로 꾸며질 첫 방송에서는 최근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발표한 "법인 상위 1%의 보유토지가 2007년 이후 2.8배 증가했다"는 사실에 대해 '팩트체크'를 할 예정이다. 김 전 교수는 매주 2~3편의 경제 분야 콘텐츠(20분 분량)를 제작할 방침이다.

    김 전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는 경제정책을 경제논리가 아닌 정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객관적 데이터를 가지고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강의 형식의 방송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교수는 "특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올려주는 대표적 정서적 접근방식의 경제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교수는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3대 자유경제원 원장,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포퓰리즘입법감시단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경제학자다. 김 전 교수는 지난해부터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출연해 ‘부동산 미신타파’ 시리즈 13편과 ‘시장경제 공부합시다’ 50편을 찍었다. 

    이병태 ‘경제지식네트워크(FEN)’ 대표는 'FEN'의 유튜브 채널에 <이병태 교수의 경제방송> 코너를 신설했다. 다음 주 중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기본 원리'라는 주제로 첫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이자 FEN 대표인 그는 “청년층 공략을 위해 20분 분량으로 핵심 경제지식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입만 열면 중산층이 붕괴되고 양극화가 심하다고 하는데 소득이 높은 최상위 20% 5분위보다 3분위 즉 중산층 계층이 더 빠른 속도로 소득이 늘었다"며 "최근의 OECD 데이터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프랑스·독일의 지니계수와 거의 같고 일부 인구 소국을 제외하고 소득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라고 했다. 그는 "이런 잘못된 경제상식을 바로잡기 위해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 ▲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과 김세의 대표,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장이 9월 10일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하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
    ▲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과 김세의 대표,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장이 9월 10일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하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김세의 '가세연', 두 달만 구독자 5만5000명 넘어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보수우파 성향 '유튜브 방송'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게 김세의 전 MBC 기자와 강용석 변호사가 지난 8월 개설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이다. 가세연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세의 전 기자는 "우파 진영의 취약한 영역인 문화예술 쪽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가세연은 기존 영화와 도서 코너 외에 스포츠 코너도 별도로 신설할 예정이다.

    가세연은 첫 방송이 나간 지 2개월 만에 채널 구독자수 5만 5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김부선, 이재명과 밀회 장소 최초 공개’ 영상은 현재까지 가장 높은 68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원고 작가와 동영상 편집 담당 직원 등을 충원해 매일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구독자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사만화가 윤서인 씨는 지난 6월 27일 자신의 이름을 딴 <윤서인>이라는 타이틀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윤씨는 방송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건국일 논란 등 정치·시사 이슈에 대해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밖에 1년 미만의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청아대>(구독자수 9만 2000명)와 <이은택TV>(2만 4000명) 등도 있다.

    ◇우파 유튜브 시청자 몰리는 건 지상파 편향성 때문

    보수우파 진영의 '1인 유튜브 방송' 개설이 눈길을 끄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가짜뉴스 근절'을 명목으로 방송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어서다. 민주당은 현재 유튜브 등 방송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자율 규제하는 '1인 방송'을 방송법 테두리에 넣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을 추진중이다. 이렇게 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처럼 벌금이나 방송 금지 등 제재를 할 수 있게 된다. 좌파 성향 '1인 방송'보다 보수우파 성향 '1인 방송'이 많은 현실에서 사실상 이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정부가 가지게 되는 것이다. 보수 야권이 여당의 방송법 개정에 대해 '보수 탄압' '보수 재갈물리기'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학계 일각에선 좌우 이념을 떠나 우파 성향의 '1인 방송'에 구독자가 몰리는 것은 "현 지상파 방송의 편향성 등에 기인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기존 방송보도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모바일 혁명에 따라 유튜브로 많이 넘어가면서 1인 미디어 방송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도 “기존의 지상파 뉴스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수요가 커진 것”이라며 “특히 지식인과 장년층들이 지상파 뉴스를 대신할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