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든 백설공주, 높은 탑에 갇혀버린 오데뜨 공주… 동화에서 공주들은 다 예쁘고 순종적이며 온갖 시련을 묵묵히 참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진다. 특히 여성인 공주를 구하는 것은 남성인 왕자의 몫이다.

    극단 신세계가 우리가 알고 있던 공주에 대한 편견을 한방에 날리는 새로운 연극을 13일부터 23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무대에 올린다.

    연극 '공주(孔主)들'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6기동인의 4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막판스퍼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구멍 공(孔)에 '주인 주(主)'로 '구멍 난 주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1993년 발족한 혜화동1번지 동인제는 2015년 구자혜·김수정·백석현·송경화·신재훈·전윤환 연출로 구성된 6기 동인을 출범, 동시대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함께 고민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 '공주들'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가부장제·민족주의·자본주의로 인해 공주로 키워지고, 만들어지고, 이용되는 과정을 담았다.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공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지적한다. 

    극단 신세계를 이끄는 김수정 연출은 "연극 '공주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사람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지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언제부터 당연시 되었는지를 묻고자 한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공주들'은 강주희, 권미나, 김보경, 김선기, 김정화, 김형준, 민현기, 박형범, 양정윤, 이강호 등이 출연한다. 티켓은 플레이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사진=극단 신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