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제공 여성 부작용 심해 '들통'… "돈이면 무슨 일이든 다 되는 세상 됐다" 자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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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돈을 주고 다른 사람의 신장을 사들인 뒤 이식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 압록강 접경 지역인 양강도 삼수군에서 여성 돈주(신흥부자)가 벌인 일이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8월 하순 양강도 삼수군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50대 여성이 밀수로 큰돈을 번 뒤 지금은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는 여성 돈주에게 신장 하나를 떼어 내 파는 장기매매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 ▲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 관광객들을 찾은 김정은. 북한에서는 외국인이 다치면 이렇게 김정은까지 신경을 쓰지만 자국민의 장기매매에는 당국이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식통에 따르면, 평소 만성 신장염을 알고 있던 이 여성 돈주는 “신장을 이식받지 못하면 얼마 못산다”는 진단을 받은 뒤에 일을 저지르기로 결심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신장을 사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돈주에게 신장을 팔겠다고 나선 50대 여성은 그 대가로 밭 30평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과거 10년 넘게 산비탈에다 작은 밭을 일궈 생활해왔는데 2017년 김정은이 나무심기운동을 벌이면서 국가산림감독위원회가 밭을 몰수하면서 먹고 살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30평의 작은 밭이라도 농사를 지으면 가족들 입에 풀칠이라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신장을 팔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소식통은 “이 여성에게 돈을 주고 신장을 산 여성 돈주는 산림감독원에 뇌물을 주고 국가가 서민들에게 빼앗은 작은 땅을 사들였다”면서 “그 수익의 일부를 이번 장기매매에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뇌물 받은 의사가 집도"
결국 신장 이식 수술은 진행됐다고 한다. 집도는 뇌물을 받은 양강도의 혜산병원의 한 의사가 맡았다. 그런데 신장을 판 여성이 수술 부작용을 겪으면서 사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 삼수군에 사는 한 여성이 심한 고열과 복통으로 혜산병원에 실려 왔는데, 병원 구급과에서는 환자를 살펴보다가 그가 한 달 전에 자기네 병원에서 불법 신장이식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몹시 당황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병원 측에서는 “이곳에서는 치료가 어려우니 평양 적십자 병원으로 가라는 이송 진단서를 떼주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신장을 판 여성의 자녀들은 평양으로 가는 열차가 언제 운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비차(여객용으로 개조한 화물차)라도 타고 가야 하는데 요금을 낼 돈이 없어 눈물만 흘리고 있다”며 신장 제공 여성 가족들의 어려움을 전했다. 소식통은 “만약 신장을 판 여성이 숨질 경우 사법기관이 신장을 받은 돈주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어떻게 처벌할지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북한은 돈이면 무슨 일이든 다 되는 세상이라 가난한 신장 판매자만 불쌍하게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고 한다.중국에서는 범죄조직뿐만 아니라 인민해방군, 공산당 기관들까지 장기매매 사업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또한 몇 년 전에는 중국 내 탈북자 또는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서 실종된 북한 주민 가운데 일부가 '장기밀매 사업'의 희생양이 됐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