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파견 근로자들,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해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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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는 여전히 2만 명이 넘는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있는 근로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인도네시아 팔렘방 아시안 게임이었다.
- ▲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아시안 게임 경기를 시청했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 8월 30일 열린 여자농구 준결승전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5일 “북한 근로자들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 게임을 시청해 북한 당국이 근로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최근 러시아 건설현장에 파견됐다 귀국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안 게임 소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체육 강국이라며 자랑하던 북한이 고작 10위에 머물렀다는 사실도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에 아시안 게임 소식이 퍼지게 된 것은 러시아에서 귀국한 근로자들이 아시안 게임을 시청한 것을 자랑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러시아에 파견됐던 근로자의 80%가 평양 시민들이다보니 “러시아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아시안 게임을 봤다”는 소식은 급속도로 확산됐다고 한다.러시아 北근로자 가운데 아시안게임 선수 가족도
북한 당국은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러시아 공관에 “현지 파견 근로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 만 명이나 되는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통제하기가 어려운 탓에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휴대전화로 아시안 게임을 시청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러시아 파견 근로자들은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져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면서 “인터넷 접속 방법을 잘 모르는 일부 근로자는 동료들에게 부탁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의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이 인터넷에 접속해 외국 방송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등에 파견되면 보통 3년 계약을 하는데 이를 여러 차례 연장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인터넷을 통한 해외방송 시청이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가운데는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사람들의 가족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제경기에 참가한 선수 가족들조차도 경기 시청을 허락하지 않는 당국의 처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