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엔 구호기구에 700만 파운드 지원하기로... EU 외교부, 美에 '지원 중단' 재고 요청
  • ▲ 새학기를 맞이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모습.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학교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학기를 맞이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모습.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학교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이 미국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추가로 700만 파운드(한화 약 100억 5천만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가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추가 지원 700만 파운드를 포함해 UNRWA에 모두 4,550만 파운드(한화 약 652억 7천만 원)를 지원하게 된다고 한다.

    영국 정부는 “중동 팔레스타인 난민 수백만 명에게는 생명선과 같은 UNRWA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 영국의 추가 지원은 UNRWA가 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하는 학교를 유지하고 350만 명의 난민들에게 의료 지원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949년에 설립된 UNRWA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정치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지 팔레스타인 난민들과 그들의 후손들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UNRWA는 요르단과 요르단강 서안 지구, 가자 지구, 시리아, 레바논에 거주하고 있는 5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보건의료와 교육, 복지 등을 제공하고 있다.

    美정부는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이 UN 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美정부는 UNRWA가 지원해주는 팔레스타인 난민들과 그 후손들의 수가 계속 늘어가는 것을 문제 삼았다. 미국은 또한 UNRWA가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제공하는 자금과 물자 등이 무장 세력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UNRWA의 총 예산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의 30%가량을 부담해왔다.

    미국과 달리 영국은 UNRWA가 중동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히자 영국은 “우리는 UNRWA의 자금 부족이 이 기구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들과 중동 지역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까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i24뉴스'에 따르면 유럽 연합은 美정부에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28개국으로 이뤄진 EU는 UNRWA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자치구에도 적지 않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U 외교부는 “미국은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항상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며 “미국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을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U측은 또한 9월 UN총회에서 UNRWA 등을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을 협력국가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