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시아프레스 "정치범은 그나마 석방 안돼"
  • ▲ 美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보고서 가운데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의 위성사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보고서 가운데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의 위성사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9월 9일 北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8월 1일부터  대규모 사면을 실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면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영양실조로 죽기 직전에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27일 “북한 김정은이 9월 9일 건국 70주년을 맞아 대사면을 실시, 각지에서 수감자들이 속속 석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열악한 교화소(교도소) 생활 때문에 모두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출소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日아시아프레스와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8월 6일 회령시에서 1차로 20~30여 명이 출소해 귀가했다”면서 “석방된 사람들의 가족들은 크게 기뻐하지만 출소한 사람들은 모두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출소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출소한 사람 대부분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당국에서는 “김정은의 배려로 풀려났으니 이들을 돌보라”며 출소자 집 근처 주민들과 기업소 근로자들에게 식량을 내놓으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회안전원들이 출소자를 직장에 배치하려 했지만 몸이 만신창이여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는 “교화소 등 북한의 수감시설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유엔이나 한국 연구기관 조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며 “적은 양의 식사를 주고 힘든 일을 시키기 때문에 영양실조가 만연해 있고, 좁은 감방에 많은 인원을 수용해 감염질환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거리 교화소 수감됐던 여성 "영양실조·결핵 만연"

    日아시아프레스는 2년 전 함경북도 ‘전거리 교화소(12호 교화소)’에서 출소한 여성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이 여성은 당시 “굶주림과 병 때문에 사망자가 매일 나왔다”면서 “시체는 죄수들이 손수레로 운반해 산에서 태워 묻었다”고 북한 교도소 내부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성은 또한 북한 교도소 내부는 몸을 뒤척일 수 없을 정도로 수감자를 빼곡히 채웠으며, 이 때문에 전염병, 특히 결핵이 만연했다고 덧붙였다.
  • ▲ 북한에 억류됐다 2014년 풀려난 미국인 매튜 포드 밀러 씨의 수감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에 억류됐다 2014년 풀려난 미국인 매튜 포드 밀러 씨의 수감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日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교도소 내의 인권유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2년 전에 ‘전거리 교화소’를 출소한 사람은 지금도 계속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석방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은 거의 매일 보안서에서 직장과 가정을 방문하고, 어디에 갔는지 확인 작업까지 매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방된 사람들이 혹시나 탈북하지 않을까 우려해서라고 한다.

    김정은의 이번 사면은 죄를 모두 없애주는 게 아니라 형량을 3년 줄여주는 것이라고 日아시아프레스는 설명했다. 징역(노동교화형) 3년 이하의 수감자는 석방해주고, 그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들은 수감 기간을 3년 줄여줬다고 한다. 정치범은 형량을 줄여주는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