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계층 exit='진보시트' 현상… 국민연금 대란 '모르쇠', 안희정 무죄 논란 등 '악영향'
  • ▲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DB
    ▲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DB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16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8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긍정평가)은 지난주 대비 2.5%p 하락한 55.6%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2.7%p 오른 39.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지난주 대비 3.6%p 하락한 37.0%로 집계됐다. 반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주 대비 0.9%p 상승한 20.1%를, 바른미래당은 지난주 대비 2.2% 상승한 7.7%를 각각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는 것과 관련 ‘진보층의 이탈’로 진단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10일 일간집계 때 58.4%를 기록했다. 이후 제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남북고위급회담 소식과 국민연금 개편 논란 등 긍정적·부정적 보도가 동시에 이뤄진 지난 13일 58.1%를 기록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관련 법원의 1심 무죄 판결 논란이 불거진 지난 14일에는 55.6%로 하락했다.

    이에 리얼미터는 “‘지지율 하락(문재인 대통령)’ 보도가 급증하면서 (진보층 내) 편승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국민연금 개편 논란과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무죄 판결이 정부여당을 향한 불신감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진보+exit= '진보시트' 현상

    즉 진보층과 Exit(탈출)의 합성어인 ‘진보시트’ 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리얼미터의 8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및 각 정당 지지율 기사를 접했다”며 “눈여겨볼 점은 민주당에서 빠진 3.6%p 지지율이다. 같은날 한국당(0.9%p)과 바른미래당(2.2%p)은 각각 지지율이 상승했다. 두 보수야당에서 3.1%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용호 부대변인은 “비약일 수 있으나 민주당에서 빠진 지지율이 보수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민연금 논란과 안희정 지사 무죄 판결 때문에 진보층에서 뒷말이 많다고 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현상이 떠오른다”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리얼미터가 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에 수긍했다. 최근 불거진 국민연금 논란에서 정부여당의 대응은 매우 안일했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연금 논란은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제도발전·재정추계위원회’의 연금 개선안 일부가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과 연관이 깊다.

    연금위 개선안에는 ▲현 9% 보혐료율 인상(1.8%~4%p 논의) ▲연금 지급 연령 현 ‘65세’ 변경(68세 논의) ▲연금 납입 연령 ‘현 60세’ 변경(65세 논의)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들로 하여금 연금 보험료를 ‘더’ 내고 ‘늦게’ 받으라는 얘기다. 이에 국민연금 가입자 다수는 반발했다. 실제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500건에 육박하는 국민연금 관련 청원(지난 13일 낮 12시 기준)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폐지” “국민연금 의무화에서 선택 수정” 등 눈에 띄는 청원도 존재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국민연금 논란에 대해 ‘모르쇠’ 또는 ‘남 탓’으로 일관하기 바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 때 “국민연금 문제로 ‘여론이 들끓는다’는 보도를 봤다. 마치 정부가 대책 없이 국민 보험료 부담 인상 방침을 논의하는 것처럼 알려진 연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이 밖으로 전해져서 큰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복지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각각 밝혔다.

    국민연금 논란에 ‘모르쇠’ 식 태도

    나아가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역시 진보층의 일부인 여성계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게 중론이다. 시민단체인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오는 18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안희정 전 지사 판결 항의’ 집회를 펼칠 예정이다.

    녹색당도 안희정 전 지사 무죄 판결이 진행된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혐의에 1심 재판부가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권력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려 하지도 않겠다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그러면서 “피해자는 차기 대통령으로 공공연히 거론되는 막강한 영향력의 도지사에게 일상적으로 종속된 수행비서다. 이런 지위가 성관계 시에만 평등하게 바뀐다는 게 가능한가. 위력이 개입된 성범죄 메커니즘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일말의 성인지 감수성도 없는 재판부의 이번 판결 자체가 가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의 조사 방법은 무선 전화면접(10%)과 무선(70%)·유선(20)로 자동응답 혼용으로 진행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7.0%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