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준 위원 페이스북 곳곳에 '민주당원' 활동글 남아 있어 한국당 안팎 "비대위가 아니라 한국당 모욕한 비데위"
  • ▲ 자유한국당 김대준 혁신비대ⓒ김대상대책위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의원 후보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대준 페이스북 캡처
    ▲ 자유한국당 김대준 혁신비대ⓒ김대상대책위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의원 후보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대준 페이스북 캡처
    김대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이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 예비후보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며 비대위가 출범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당에 대한 모욕"이라며 "비대위가 아니라 '비데위'"라는 조롱섞인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한 매체는 25일 김 비대위원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수원에서 경기도의원 출마를 준비해온 사실을 보도했다.

    또 지방선거 공천 당시 김 위원장이 서류심사는 통과했지만, 면접심사에서 탈락한 사실을 공개하며 "음주운전을 비롯하여 2건의 전과 등에 발목을 잡혀 ‘컷오프(예비경선 탈락)’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김 비대위원은 2008년 10월 음주운전, 2013년 9월 주거침입 및 절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각각 벌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은 2013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을 탈당했다가 지난해 연말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복당했다. 이달까지도 민주당에 당비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김대준 비상대책위원 페이스북에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김대준 비상대책위원 페이스북에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대준 민주당 활동 이력 곳곳에 

    이를 방증하듯 김 비대위원의 페이스북에는 민주당에서 활동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한국당 비대위 출범 하루가 지났지만, 김 비대위원 페이스북에는 아직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소속으로 적혀있다. 

    김 비대위원이 지방선거 기간 사용했던 예비후보 명함 사진, 컷오프 이후 '민주당원에게 올리는 글'도 남아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민주당의 공천 탈락 후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더불어민주당원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호소문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여전히 줄타기 공천과 마타도어는 정책과 능력이라는 창보다 강하고 단단하여 찌를 수 없는 풍차와도 같았다"며 "제게 주신 지지와 사랑은 잊지 않고 더욱 큰 나무가 되어 사회의 봉사자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리며 짤막한 호소를 마치겠다"고 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평창 감자술'을 페이스북에 올린 김대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 ⓒ김대준 페이스북 캡처
    ▲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평창 감자술'을 페이스북에 올린 김대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 ⓒ김대준 페이스북 캡처
    정부·여당 인사들과의 친분을 짐작해볼 수 있는 사진도 여러 장 게시됐다. 지방선거 기간 민주당 김진관 수원시의회 의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사진과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최 당시 보낸 '평창 감자술'을 인증한 사진도 눈에 띄었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께서 새해를 맞이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어주를 하사했다"며 문 대통령이 보낸 '평창 감자술'을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우선 김대준 감싸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진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컷오프 사실은 알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건 알았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다"며 "그런 부분은 사연을 자세히 알아봐야겠지만, 어쨌든 소상공인을 아무나 모실 수는 없으니까 사무총장 하신 분을 모셨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이해해주십사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 ▲ 자유한국당 4선 중진의 신상진 의원은 25일 김대준 비상대책위원 임명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자유한국당 4선 중진의 신상진 의원은 25일 김대준 비상대책위원 임명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국당 내부 '싸늘'

    그러나 당 안팎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국당 4선 중진의 신상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원으로 활동한 것을 두고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며 "그분께는 미안하겠지만 비대위원에서 제외하고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역할에 전념하게 도와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신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와의 유대를 갖고 정부 실정과 싸우는데 도움 되도록 하기위한 것이라면, 그렇게 안 해도 아니 그렇게 하면 열 받은 소상공인들의 대정부 투쟁의 순수성과 성과 확산을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당이 그들의 어려움을 대변하여 싸우고 연대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또 "굳이 그렇게 하려다가 오히려 신선도도 없고 혁신적이지도 않은 비대위원 영입한 것이 당의 위기 극복에 마이너스 될 것"이라며 "혁신 비대위원으로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영섭 관악구갑 당협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대준 비대위원 임명을 반대한다"며 비대위원 인선에 불만을 드러냈다. 

    원 위원장은 "김병준 비대위원장님의 자유한국당 혁신 방법은 당을 모욕하고 망신주는 것입니까"라며 "일부 특정 이익단체의 권익보호가 그 자체로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명분을 들어 김 비대위원을 두둔한 것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원은 "당비를 내던 것도 이젠 때려치워야 할 것 같다. 당원이 몇만명인데 굳이 남의 당에서 공천 떨어진 음주에 폭처법 위반 경력자를 비대위원으로 세우느냐"고 반발했다. 한국당 홈페이지에는 김병준 비대위를 '김병준 비데위'라고 조롱하는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정부 경제 실정에 따른 소상공인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인 그의 정치적 자산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제기한다.
     
    한편 김대준 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자신의 전과 기록과 관련해서는 "협동조합 이사장을 하면서 생긴 문제가 있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진 것"이라며 "개인 도덕성의 문제로 벌어진 사건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 한국당으로 급격한 노선을 변경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한국당은 노선이 없고, (비대위도) 새로운 노선을 찾기 위해 꾸린 것이다"며 "(공천과 같은) 영입이었다면 결과가 달랐겠지만, 소상공인 정책 보완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비대위원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일을 감수해서라도 한국당에서 서민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한국당이 노동자뿐 아니라 천만이나 되는 자영업자 가족도 신경 써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