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느릅나무 창고' 압수수색… "찾으면 나오는데" 검경 초동수사 부실 논란 확대
  • ▲ '드루킹 등에 의한 온라인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16일 오후 경기 파주에 위치한 컨테이너 창고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사진 연합뉴스
    ▲ '드루킹 등에 의한 온라인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16일 오후 경기 파주에 위치한 컨테이너 창고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사진 연합뉴스
    민주당원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경찰 조사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증거를 다량 확보하면서, 검경의 부실한 초동 수사가 사건을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허익범 특검 대언론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박상융 특검보는 16일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부터 경기 파주시 송전동 소재 컨테이너 창고 한 동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의 대상이 된 창고는 약 50평 규모로, 내부에는 4~5m 높이의 선반에 박스 형태로 된 짐이 상당수 보관돼 있다고 박 특검보는 설명했다. 이 짐들의 주인은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로 알려졌다. 특검에 따르면 출판사는 지난달 15~17일 사이 사무실을 비웠고, 이 과정에서 나온 짐을 이 곳 창고에 옮겼다. 이 사건 초반부터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끈 느릅나무출판사는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씨(49·구속)와 그 일당이 메크로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광범위한 여론 조작 범행을 모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아지트로 의심 받고 있다. 

    앞서 김동원씨는 수사당국에 보낸 옥중편지 형태의 자술서를 통해,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열었으며, 그 과정을 김경수 전 의원(현 경남도지사)이 지켜봤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시연회 당일 김경수 전 의원으로부터, 킹크랩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는 주장도 폈다.

    검찰, 느릅나무출판사 현장 조사도 없이 무혐의 처리

    지난해 대선 직전 제보를 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느릅나무출판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직원 등 관계자의 물리적 저지로 압수 수색에 이르지는 못했다. 선관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으나, 검찰은 느릅나무출판사에 대한 현장 조사도 없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경찰 역시 올해 1월, 김동원씨 등 공범자 3명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수사 확대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최득신 특검보가 지휘했으며 수사 인력 16명이 투입됐다. 특검은 지난 10일에도 출판사가 입주한 건물 1층 쓰레기 더미에서 휴대폰 21개와 유심(USIM) 자료 53개를 새로 발견했다. 특검은 이 물건이 드루킹 일당의 여론조작에 쓰인 것으로 보고 내용을 분석 중이다.

    특검이 잇따라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면서, 검경의 수사 부실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그 동안, 검찰이 중요 사안에 대한 영장을 반려해 증거를 적기에 입수할 기회를 놓쳤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나타냈다. 반면 검찰은 “경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