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여성이 경제권 주도하는 가정, 30대 중심으로 이혼·자녀 방임 급증”
  • ▲ 북한의 장마당(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의 장마당(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는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된 이후로 이혼과 가정 해체가 급증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장마당 장사로 생계를 해결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부부가 이혼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현상이 사회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혼하는 가정은 주로 30대로, 이혼한 뒤 어린 자녀들을 길거리에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 적지 않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일어난 일을 사례로 소개했다. 돈주(신흥 부자)로 알려진 한 30대 여성이 남편에게 불륜을 의심받고 폭행을 당하자 이튿날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법원이 “남편의 폭력은 이혼사유가 안 된다”고 하자 이 여성은 “법도 믿을 게 못 된다”면서 세 살배기 아들을 버리고 가출해 버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장마당이 발달한 도시 여성들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북한의 가부장적 문화에 억눌려 살았던 분노를 이혼이나 가출로 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 이혼을 하면 아이들이 방임 상태에 놓이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이혼을 하면 대체로 여성이 양육권을 갖는데 돈벌이를 못하는 남편이 양육비를 보내주지 않으면 그대로 자녀들을 길거리에 방치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장사에 못 나가는 남자들의 위상은 내려가고 여자들이 기세등등해 지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지고 이혼율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의 이야기는 지금껏 탈북자나 다른 북한전문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남자들은 국영농장이나 기업소에 얽매여 출근을 해야 하는데 배급도 월급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집안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반면 여자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를 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쓸모없는 존재처럼 돼 버렸다는 설명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 만연한 성적 개방 풍조도 이혼율 상승 원인이라고 한다. 남자든 여자든 화풀이로 외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기다 시장경제가 커지면서 외도가 곧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가족법이 여러 번 개정돼 부부가 이혼을 신청하면 이혼사유가 정당한지 밝히고 이혼 후 양육비 지불을 의무화하는 등 법률이 제정돼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결국 쓸모가 없다”면서 “때문에 일부 이혼 부부의 어린 자녀들만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