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기간 동안 관광수입 169억, 쓴 돈과 엇비슷… 홍보효과로 관광수입 수조원 늘어날 것
  • ▲ 6월 12일 美北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사진
    ▲ 6월 12일 美北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사진
    싱가포르 정부가 미북 정상회담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2천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61억 원)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측의 비용 전체를 포함한 금액이다.

    싱가포르 영문 일간지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에 따르면 리센룽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소요된 전체 비용의 절반 가량이 보안 강화를 위해 사용됐고, 싱가포르에 모인 2,500여 명의 세계 각국 기자들의 취재 지원에도 수백만 싱가포르 달러가 들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김정은 일행의 숙박비, 보안 강화 등에 들어간 비용을 싱가포르 정부가 모두 대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또한 싱가포르 정부가 벤츠 마이바흐, 벤츠 S600 풀먼 가드 2대만 가져온 김정은 일행을 위해 경호용 차량과 수행원 탑승용 버스 등도 제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美대통령 일행에게도 경호용 경찰차를 붙였다고 한다.

    英BBC는 싱가포르 정부가 김정은 일행이 묵은 세인트 레지스 호텔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기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카펠라 호텔은 100여 개 이상의 객실을 포함해 아예 전체 시설을 빌렸다고 한다. 참고로 카펠라 호텔은 5성급으로 가장 저렴한 객실 숙박비가 하루에 400파운드(한화 약 57만 원)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김정은이 묵은 세인트 레지스 호텔은 트럼프 美대통령 일행이 머문 샹그릴라 호텔만큼이나 고급이라고 한다. 1박 비용은 보통 300파운드(한화 약 43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美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김정은이 묵은 세인트 레지스 호텔 펜트하우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은 1박 비용이 9천 달러(한화 967만 원)이나 된다고 한다. 수십여 명의 경호원과 실무진 등을 포함하면 거의 100여 명에 달하는 김정은 일행의 숙박비 등을 모두 싱가포르 정부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자기 나라 일도 아닌데 16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는 뭘까.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기여는 우리의 지대한 관심사”라며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싱가포르는 세계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 美北 정상회담을 앞두고 에어차이나 항공기로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정은이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北 정상회담을 앞두고 에어차이나 항공기로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정은이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일행의 체류비 등을 부담해도 그보다 더 큰 이익이 생길 것을 기대했다는 의미다. 실제 싱가포르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보통 3~5일 동안 머물면서 1,500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20만 원)를 쓰는데, 미북 정상회담 기간 동안 4천여 명의 관광객들이 3~5일 동안 머물 것이라고 계산하면 2천 1백만 싱가포르 달러(169억 4천만 원) 이상을 쓸 것이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지 매체 ‘파이뉴스 아시아’는 “싱가포르 관광청 통계로 본 연간 관광 수입 271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1조 8,600억 달러)에 비하면 이번에 싱가포르 정부가 부담하는 금액은 적은 편”이라며 “반면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국가적 가치 상승과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홍보효과로 인한 수입 증가폭을 10%로 잡으면, 약 2조원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국, 항공편 무상제공으로 대북 영향력 과시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올 때 중국 민항기를 사용한 것 또한 중국 정부의 계산이 숨어 있다는 것이 英텔레그라프의 분석이었다. 英텔레그라프는 중국 외교전문가들을 인용해 김정은이 전용기인 ‘참매 1호’ 대신 이용한 中국제항공공사(에어 차이나)의 B747-400기는 중국 정부가 우호의 표시로 무상 임대해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김정은에게 빌려준 에어 차이나의 B747-400기는 美보잉사가 제작한 대형 여객기로 한국 항공사들도 여러 대를 운용하였으며, 현재 대통령 전용 전세기로도 사용하는 기종이다.

    싱가포르의 방송사 채널뉴스 아시아는 “중국이 대형 여객기를 김정은에게 무상으로 빌려준 것은 중국도 대북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