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해외 공관에 최우선 순위 지시”…대북제재 해제 가능성 살피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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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해외 공관에 “현지 언론들의 남북정상회담 보도와 주재국 정부의 반응을 집중 보고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7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 ▲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 발표 후 기뻐하는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무역일꾼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지난 23일 각 나라에 주재하는 대사관 등 공관에게 24일부터 28일까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현지 언론 보도 및 주재국 반응을 집중 보고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당 지시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직접 내렸고 외무성을 통해 각 나라 대사관에 전달됐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해외 대사관에 내린 지시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우선 순위가 높은 것”이라며 “이는 현지 대사관들이 단순히 언론보도 수집에 머물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해외 언론 보도를 분석, 정보를 가공해서 보고하라는 지시”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에 따라 각국 주재 대사관들은 지난 24일부터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김정은 관련 내용을 빠짐없이 번역하고 그 보도의 배경까지 분석해 평양에 전송하고 있다”면서 “노동당 중앙에서는 이를 내부 선전 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향후 정책수립에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 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23일 오후 8시를 기해 해외에 파견된 국가보위성 소속 방첩 간부들에게 비상을 발령했다”면서 “이들에게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수집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겉으로는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벼랑 끝에 몰린 김정은이 마지막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거는 등 절실한 심정으로 회담에 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해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될 경우 김정은 체제는 당 간부들과 주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과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에 쏟아진 세계 주요 언론의 보도에 쾌재를 불렀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들이 남북정상회담을 극찬하며 마치 북한 비핵화가 거의 완료된 것처럼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가 실제로 넘어야 할 산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에 대한 세계 안보전문가들의 분석과 평가다. 한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안보전문가들이 ‘판문점 선언’의 문구를 면밀히 분석해 그 속에 숨은 함정을 찾아낼 경우 지난 27일 언론들이 보도하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김정은 정권은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