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 양보론? 사사로운 이야기" 일축… 선대위원장 가능성도 열려
  • ▲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운서동 제2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운서동 제2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안 전 대표는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다면, 지난 2011년 재보선 당시 후보직을 넘겨줬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7년 만에 빅매치를 이루게 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월 시행된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두고 150억짜리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 박 시장과 한 차례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대국민 설인사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 하겠다"며 "이제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할까 한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안 전 대표가 직접 선수로 뛰어주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14일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50%는 넘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유 대표 역시 창당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가 개인적으로 결심할 문제"라면서도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당에서 안 전 대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당내 갈등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굳히면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정면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일부 지지자들은 "지금의 박원순 시장은 지지율 50%였던 CEO 안철수가 지지율 5%였던 박원순에게 자리를 양보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에는 박 시장이 은혜를 보답할 차례"라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지지자들의 바람과 달리, 박 시장은 안 전 대표에게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직, 그것도 1000만 서울 시민들의 삶을 책임진 서울시장에 대해서 그런 사사로운 것으로 판단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 시민의 삶과 행복을 누가 더 증진할 수 있는지, 서울 경쟁력을 누가 더 확장할 수 있는지 관점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해 오히려 안 전 대표와의 경쟁 구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가 시장 자리를 양보받지 않고도 양보론의 효과는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 대표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마음의 빚을 잘 활용한다면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 측근들 역시 안철수 대 박원순 구도가 되면 최소 5프로 이상 득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박 시장이 상당한 격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안 전 대표가 위험한 도전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출마 대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높은 인지도로 주요 선거 지역의 유세를 돌며 훈풍을 일으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장에 나가 박원순 시장에게 지더라도 5프로 이내의 접전을 유지해야 한다"며 "큰 격차로 지게 된다면 안 전 대표는 정말 정치를 접어야 할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