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2·13 전당대회 후 사퇴… 중재파 2·4 전당대회 전 사퇴… 柳 사퇴 불가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안철수 대표의 사퇴를 놓고 국민의당이 수렁에 빠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 전당대회 전 대표직 사퇴'라는 중재파 중재안을 수정해 '2·13 통합 전당대회 후 사퇴'로 역제안했다. 여기에는 '중재파가 통합신당에 합류한다는 전제 하'라는 단서 조항도 붙었다.

    안 대표가 중재파의 대표직 사퇴 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취했지만, 중재파의 거취 결단을 먼저 요구한 것이라  사실상 중재파에게 공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재파 의원들은 안 대표가 중재파의 진정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중재파가 함께해 주시면, 바른정당과의 통합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제 사퇴가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저는 기꺼이 그 선택을 하겠다"며 "저의 사퇴를 만류하셨던 많은 분들과 지지자들께 깊은 양해를 구해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총선 직후 박근혜 정부가 리베이트 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을 탄압할 때 제가 당을 살리기 위해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 있었던 경우와는 다를 것"이라며 "직위에 관계 없이 신당의 성공을 위해 전면에 나서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재파 의원들이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아도 2·13 전당대회 후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재파 의원들이)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해 말을 아꼈다.

    국민의당의 분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중재파 의원들은 안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반발하며 내일 최종 중재파 회동을 갖고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중재파 긴급 회동을 한 뒤 "말은 사퇴이지만 통합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은 법률적으로 소멸되어 사퇴라고 할 수 없다"며 "결국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 중재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사퇴에 전제까지 다는 것은 중재파 의원들의 진정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이 보인다"며 "안 대표의 역제의에 다들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 여론과 바른정당의 반응을 볼 필요가 있다"며 "일단은 내일 입장을 발표할 생각이고 끝까지 행동 통일을 하자고 이야기 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당의 통합 상대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안 대표의  2·13 사퇴 선언에 유감을 표했다. 유 대표는 그간 통합신당이 출범한 후에도 안철수-유승민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저는 늘 통합개혁신당의 성공을 위해서 안 대표와 제가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13 전당대회 후 사퇴, 중재파는 2·4 전당대회 전 사퇴, 유 대표는 사퇴 불가 등을 말하며 서로 다른 입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민주평화당에 이름을 올린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안 대표가 직위와 관계 없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을 그은 것은 지방선거에서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며 "한마디로 중재파 유인책이며 지방선거에서 주도적 역할하겠다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