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방 자리에서 洪 "우리 의원좀 잡아가지 말라" 韓 "정무파트에서 드릴 말 아냐"
  • ▲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한병도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29일 국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예방했다.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기 위한 첫 만남이었지만, 서로 간 먼 거리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약 25분 간 만났다. 한 수석과 홍 대표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나란히 활동했다.

    대화의 포문은 홍 대표가 열었다. 홍 대표는 "정무수석이 세긴 센 모양이다. 기자들이 많이 왔다"며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해한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우리 의원들 좀 바꾸 잡아가지 말라"며 "물론 죄지었으면 조사는 해야겠지만 차도살인(남의 칼을 빌려 죽임) 한다는 말까지 나와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근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문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경환·김재원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놨다. 홍 대표의 발언은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수석이 '하하' 웃으며 넘기려 했지만, 홍 대표의 공세는 계속됐다. 홍 대표는 '갑자기 임명됐다'는 한 수석의 말에 "뭘 갑자기 됐느냐, 일주일 전에 한병도가 될 거라고 연락이 왔다"고 몰아붙였다.

    나아가 "이건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라 운동권 시절과 다르다"며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운동권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는 청와대 내 상황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한병도 비서관은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3기 전북지역 조국통일위원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며 "급랭된 정국 하에서 정무수석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전대협·운동권 출신 비서관의 승진자리로 정무수석을 채우는 현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꼬집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수석은 "여의도에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보다 빠른 것 같다"며 "한국당 의원들을 뵙고 의견·말씀을 나누다 보면 굉장히 귀 담아야 할 내용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수석은 "운동권 방식이라는 게 뭔지 어떤 방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균형감을 가지고 더 진중하게, 많은 의견과 말씀을 듣겠다"고 설명했다.

    한 수석은 홍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 "손뼉도 마주치면 소리 나듯이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과,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다"고 했다.

    다만, 기자들이 '한국당 의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질문하자, 이에 대해 한 수석은 "그것에 대해서는 정무파트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한국당 의원들을) 특별히 겨냥해서 그런 건지는 한 번 봐야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